필자는 한국에서 여가시간에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영화관을 자주 갔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고 저렴하고 간단하게 즐기기에는 영화관 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평일에는 바빠서 마냥 쉬고 싶다. 하지만 주말에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조금 심심하다. 
그래서 보통 기숙사 안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곤 했다.
그러던 중 지난 주말에 중국의 영화관을 찾았다. 
주말에 심심해하는 나를 위해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데려가 주었다. 
중국의 영화산업 성장세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작년에는 미국의 스크린 수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크린을 보유했다고 중국 정부가 ‘주장’했다고 한다. 
그 ‘주장’의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의 스크린 수가 하루 평균22개씩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선전의 경우에도 영화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그동안 혼자 가기가 껄끄럽고 자막 없이 중국영화를 보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기에 시도해보지 않았다. 
주말에 간 영화관에서 선택한 영화는 서유기3이었다. 물론 중국영화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주성치’감독의 작품이다.
중국의 유명 소셜커머스인 美团(MeiTuan, 메이트완)을 통해 표를 예매하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관은 생각보다 소규모였다. 아니 소규모라기보다는 조잡해보였다. 
생각보다 좁은 로비에 수많은 사람들이 표를 쥐고 대기하고 있었다. 
앉을 공간이 부족해 대부분 서있었다. 그리고 팝콘과 음료를 파는 매점도 굉장히 작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거리는 다양하게 구비해 두었는데 특이한 것은 해바라기씨를 봉지째 팔고 있었다. 
중국인들은 간식으로 해바라기 씨를 먹는 것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껍질째 팔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먹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 영화관에서 해바라기씨 껍질을 벗겨내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그 소리가 주변에 폐를 끼칠 것이라 생각했다. 
다행이 우리 일행 중에는 아무도 먹고자 하지 않았다.
우리가 선택한 서유기3는 3D영화였다. 한국에서도 한 번씩 보았던 3D영화기에 익숙했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한국의 경우 3D영화를 볼 때 사용하는 안경을 영화관에서 제공하고 영화가 끝나고 반납하는 방식이지만 중국은 그 안경을 팔고 있었다. 
가격은 개당 10위안으로 중국의 영화관 첫방문 기념품이 돼 주었다.
모든 준비를 하고 영화가 시작되고 참 신기한 광경을 보았다. 
영화관 내부와 시설 등은 한국과 다른 부분이 없었지만 문제는 관객이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와중에 떠드는 사람은 아주 흔했다. 
그리고 들어가기 전에 우려했던 해바라기씨……. 여기저기서 와그작 와그작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다들 봉지에서 씨를 하나씩 꺼내서 까먹고 있었다. 
물론 소음자체는 나중에 익숙해져서 괜찮았다. 영화관 내부의 영화소리도 충분히 커서 거슬릴 뿐 영화를 못 볼 지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관객들이었다. 
필자의 왼쪽 앞에 앉아서 영화 상영 내내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던 그 여성관객……. 절대 잊지 못한다……. 
그녀는 메시지가 올 때마다 아무 거리낌 없이 전화기를 꺼내들었고 아주 천천히 자신의 메시지를 적어 넣고 전송했다. 그 밝디 밝은 휴대전화 조명 때문에 주위가 환해졌다가 다시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물론 그녀뿐 만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면 여기저기 밤의 반딧불이 마냥 조명이 들어와있었다. 
나와 같이 일하는 동료도 수시로 휴대전화를 꺼내서 확인하곤 했다.
그럼에도 중국영화관에서 좋았던 점은 자막과 가격이었다. 
중국어 영화였기 때문에 어떻게 내용을 이해할까 걱정했지만 영어자막을 달아주었다. 
물론 영어자막을 모든 영화에 달아주는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지만 자막이 깔리는 모습을 보니 외국인을 배려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할 때 영어자막을 달아주지않는것을 생각하면 색다른 모습이었다.
또한 가격은 30위안으로 현재 환율로5000원 수준이다. 
1만원씩 하는 한국을 생각해보면 반가격이었다. 한국에서도 5000원에 한편을 볼 수 있다면 더욱 자주 갈 텐데 생각하며 조금은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처음으로 방문한 중국영화관은 한편으로는 실망을, 그리고 한편으로는 배려를 보여줬다. 
영화는 접근하기 쉬운 문화생활이다. 지친 일상속에 이렇게 한 번씩 영화관을 방문해 생기를 불어넣는 것도 좋다. 
이제는 생각날 때마다 영화관을 찾을 것 같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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