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종이컵 속의 촛불은 일회용으로 끝나지 않았다. 촛불은 지난 가을밤 거리를 메우기 시작하여 추운 눈비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센 파도가 되어 광장 가득 일렁거렸다. 그렇게 새해를 맞이한 촛불은 결국 성난 파도가 되어 3월 10일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헌법유린을 심판하였다
촛불민심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정권에 대한 심판을 넘어 일찍 찾아온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으로 치밀하고 냉정한 잣대가 될 것이다.  짧고 긴박해진 선거기간 동안 발 빠르게 민심을 읽고 얻으려는 대선후보자들 만큼이나 우리 유권자들도 어느 때보다 현명하게 선거에 임해야겠다. 충분한 검증 없이 선출된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을 농단했는지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수백만 개의 촛불은 정화된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고 있다.
인터넷뉴스에서는 선거에 대해 대량의 기사와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고, SNS의 활성화로 그것들은 빠르게 과장, 축소되어 소통되고 있다. 말 많은 시사프로그램에서는 후보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일거수일투족을 논쟁거리로 일삼고 있다. 수많은 여론조사기관은 후보자 지지도를 언론에 송출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상대후보자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비난 못지않게, 그들을 지지 반대하는 유권자들 역시 후보자들 이상으로 반응하며 후보자에게 용기를 주거나 당혹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렇게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분별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조기대선으로 또다시 소용돌이치는 정국에서 우리 모두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잊으면 안 될 것이다. 5월 9일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동안 잘못된 정권을 파면했다면 이제는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할 새로운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뽑을 차례다.  얼마나 국민들을 잘 속일 수 있는가로 대선에 임한다면 정말 큰 코 다칠 것이다. 수많은 언론정보 홍수 속에서도 우리가 날선 검증과 함께 그들의 정책과 공약에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이 국민을 위해서 얼마나 훌륭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지, 그 정책과 공약이 얼마나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지 그것으로써 신뢰를 받아 당당히 표를 받아내는 선거가 되면 얼마나 더 좋을까.
지난 반년동안 무의식상태였던 민주주의를 깨우기 위해 분노 가득 소리쳤다면 이제는 일으켜 세워 우리 모두의 힘으로 함께 걷게 할 때이다. 촛불집회는 당분간 조용하겠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있는 한 촛불은 계속 활활 타오를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 후보자들의 공약, 토론회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현명한 정치지도자를 잘 선택하자.
 
 
 
차균희(광양시 공정선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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