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시는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통해 원도심인 향동과 중앙동의 도시환경을 개선했다. 원도심인 매산고 인근에 조성된 생태공원 및 광장의 모습.
▲ 청수골 새뜰마을 조성사업으로 마련된 마을카페 청수정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 순천시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복원한 근대의료문화유신인 안력산병원 격리병동

원도심 향동·중앙동 대상 사업 추진…도시재생대학 운영으로 양성한 인력 핵심역할 수행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4년 4월, 국무총리 소속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13곳을 지정했다.
도시재생 선도지역은 도시재생이 시급하고 주변지역에 대한 파급효과가 높은 지역에 대해, 국가와 지자체의 시책을 중점 시행하는 지역으로 도시경제기반형 2곳과 근린재생형 11곳이 지정되었는데, 근린재생형은 일반규모 6개소, 소규모 5개소가 지정됐다.
인근 순천시는 당시 향동과 중앙동이 소규모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되어 도시재생사업을 전개했다.
순천시의 도시재생사업은 노후 주거지역의 친환경마을 만들기와 생태하천, 부읍성터 복원 등의 사업으로 추진됐다.
도시재생 시범지역 사업을 기반으로 순천시는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도 2개소가 선정되어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도시재생시범지역은 당시 전남도내에서는 목포시 목원동 일원도 일반규모로 지정되어 유달산 주변의 구도심 공가 및 폐가를 활용한 예술인마을 조성이 추진됐다.
이들 선도지역에는 5천만원에서 2억원까지 계획수립비와 60억원에서 250억원까지 사업비가 4년간 국비로 지원됐다.
이들 시범지역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지원기구로 지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연구원,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등 3개 전문기관과 함께 행정․기술적인 사항을 지원했으며, 지역 도시재생지원센터 등 추진주체 구성과 주민교육 등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주민 스스로 지역의 자산을 활용하여 실행력 있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도시재생시범사업이 완료된 순천시를 찾아 도시재생 추진과정을 알아보았다.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 고민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순천시는 도시브랜드가치가 크게 상승했으나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은 큰 고민거리였다.
쇠퇴하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사업은 신구도심의 균형발전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었다. 이에 순천시는 10여년전부터 도시재생대학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을 이끌어 갈 활동가 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순천시는 도시재생 시범사업의 비전을 ‘자연의 씨줄과 문화의 날줄로 엮어내는 천가지로(天街地路)의 정원도시(情園都市)’로 정했다.그리고, 그 추진전략으로 속도보다는 방향, 사람 보다는 시스템, 외부전문가 보다는 주민으로 정했다.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사업을 펼치고,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도시재생,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이 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순천시는 선도지역 성공을 토대로 주변지역으로 사업을 확산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원도심 전체를 회생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사업대상지인 순천시 향동과 중앙동은 기존 도심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나 현재는 신도심에 밀려 쇠퇴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700면 전통의 순천부읍 성터로 주거지역인 향동에는 순천향교와 서원 등이 위치해 있고, 중앙동은 상권지역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 지역은 2014년 기준 1,344세대, 3,148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는 20년 전에 비해 46.85%가 감소한 수치이다.
순천시는 이 지역에 국비 60억원과 시비 140억원 등 200억원을 투입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도시재생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시설사업 32건과 프로그램 사업 18건, 휴먼케어 사업 9건이 추진됐다.
 
지역자원 활용 극대화 전랙 추진
 
도시재생선도사업을 추진하면서 순천시는 지역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했다.
사업구역에 소재한 옥천에 수변경관과 야간경관을 조성했다. 또, 원도심 역사문화자원을 살필 수 있는 경관조명을 조성하고, 옥천동과 중앙시장을 연결하는 보행통로를 설치했다. 흔적조차 희미해 진 순천부읍성의 성터를 따라 성터둘레길을 조성했으며, 성터 둘레길을 따라 청년창업촌과 공연마당, 창작예술촌, 문화의 거리 등을 조성했다.
또, 골목길을 ‘700년 동네길’로 명명하고, 투어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러한 도시재생선도지역 사업과 병행해 순천의 대표적인 주거열악지역인 청수골에는 새뜰마을 사업을 추진했다.
순천시 금곡동 117번지 일원을 일컫는 청수골은 도심 외곽지역이면서 도심공동화와 동반 쇠퇴현상을 보이는 지역이었다. 이곳에는 123세대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 중 노인층이 48%이고, 60%는 저소득층이었다. 지역내 노후주택이 73%에 달했고, 도시가스 보급률은 0%였다.
순천시는 이곳을 새뜰마을 사업지구로 지정받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68억3500만원을 투자해 인프라구축과 공동체사업, 주민역량강화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수골 새뜰마을사업을 통해 순천시는 100년된 근대의료건축유산을 복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의료시설로 꼽히는 안력산병원의 격리병동을 복원해 낸 것. 서양선교사들이 순천에 세운 안력산병원의 별관 격인 이 건물은 현재 안력산의료문화센터가 조성되어 순천시의사회가 운영하고 있다.
또, 주민들의 커뮤니티공간인 마을카페 ‘청수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선도사업으로 추진된 순천시의 도시재생사업은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꼽히는데, 순천시는 국토부의 2016~2017년 도시재생평가에서 최우수로 평가받았으며, 2017년 도시재생 한마당 주민참여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시재생시업 추진 성과
 
3년간에 걸쳐 추진된 도시재생 시범사업의 성과는 컷다. 2014년 사업구역내 빈집은 187동에 이르렀으나 2017년에는 15동으로 감소했으며, 도시재생대학 수료자들이 주도한 사회적경제 조직 30개의 법인이 새로 생겨났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7개의 사회적기업이 창업을 했으며, 마을기업 2개, 협동조합 11개, 쉐어하우스 1동, 게스트하우스 9동이 문을 연 것.
또, 원도심의 빈집(빈점포)를 활용해 청년창업 챌린지숍 16개소를 조성하고, 청년창업 및 골목상점으로 책방과 공방, 공연장 등 22개소가 개점하면서 147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러한 도시재생사업으로 유동인구 및 상가의 매출과 관광객도 크게 늘어났다.
유동인구는 2015년 26만명에서 2017년 43만명으로 165%가 증가했으며, 상가의 일 평균 매출은 2014년 25만원에서 2015년 27만8천원, 2017년 40만5천원으로 늘었다. 활성화지표가 상승하면서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 주민만족도는 2015년 72%에서 2017년 91%로 높아졌다.
 
주민이 주도하고 부처 협업으로 지원
 
순천시의 도시재생 성공요인에 대해 조태훈 순천시 도시재생과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용역사가 아닌 지역 주민이 직접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실행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물론 주도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문가와 공무원, 주민간 협업이 밀접하게 이뤄졌다는 것.
주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천시는 사업추진에 있어 골목단위의 의견수렴에 공을 들였다. 조감도 형식의 골목상황판을 설치해 두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골목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매분기 주민합동워크숍을 개최했으며, 천막간담회, 목요 도시락데이 등의 행사를 마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경청해 반영했다.
부서간 협업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순천시는 2015년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재생 맞춤형 조직을 만들어 부서간 협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했다.
이러한 협업이 가장 빛을 발한 것은 한번의 도로 굴착으로 6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 것이었다. 원도심 도로 굴착을 통해 문화의거리 물길 조성과 도로 포장, 은행나무길 연장, 하수관로 분리공사, 상수도공사, 도시가스매설공사, 한전 전신주 지중화공사를 일시에 해결한 것.
이러한 부처의 협업은 시너지효과로 이어져 사업성과를 극대화하는 요인이 됐다.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2014년부터 민간투자로 718억원을 들여 원도심 하수관거정비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토부 공모사업인 청수골 새뜰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또 문체부 공모사업으로 순천부읍성 역사문화관광자원화사업이 선정되어 올해까지 25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며, 중소기업청 공모사업으로 원도심상권활성화 사업이 31억원을 투자해 추진되고 있다.
중앙로 전신주 지중화사업도 올해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으며, 문화부 공모사업에 생활문화센터 영동 1번지가 선정돼 20억원을 투자해 지난 해 말 사업을 마무리했다.
순천시는 이러한 선도사업의 성공 추진을 바탕으로 올해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2건의 사업이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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