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릭터 ‘쿠마몬’이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쿠마몬 스퀘어를 방문한 아이들과 포옹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지자체들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지역을 홍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공공캐릭터를 개발하여 활용했다. 캐릭터 강국이었던 일본이었기에 지역 브랜드를 창조함에 있어서도 캐릭터가 가장 빠른 홍보 수단이라고 생각 한 것이다.
그 중에서 구마모토 현의 ‘쿠마몬’은 일본 전역을 통틀어 가장 성공한 지역 캐릭터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지자체들이 ‘쿠마몬’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할 정도이니 그 인기를 짐작할만 하다.
이에 광양만 신문은 일본 구마모토 현을 직접 방문해 ‘쿠마몬’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그 지역을 성장시켰는지 알아봤다.
 
█ 구마모토, 쿠마몬으로 새롭게 태어나다
 
▲ 쿠마몬 영업부장의 집무실 모습.
구마모토는 일본 열도의 남서쪽에 있는 규슈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규슈에서는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구마모토는 웅대한 자연으로 둘러싸여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74만명의 인구가 상하수를 전부 천연 지하수로 조달하고 있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지하수 도시다. 여기에 풍요로운 자연의 혜택까지 주어져 과일, 야채, 소고기와 해산물 등 양질의 식재료가 풍부하며, 아울러 교통까지 편리해 규슈 관광의 주요 거점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구마모토의 시내에는 구마모토 성을 비롯한 스이젠지공원 등이 있고, 시내 근교에는 규슈의 상징인 아소산과 작은 온천 마을 구로카와가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구마모토는 다양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래부터 관광도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쿠마몬’이 생기기 전의 구마모토는 전형적인 일본의 지방도시에 불과했다. 이유는 다양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도 홍보가 안됐기 때문이다. 
 
█ 타 지역과 다른 차별적인 홍보전략 필요
 
▲ 캐릭터 ‘쿠마몬’이 쿠마몬스퀘어 스테이지에서 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쿠마몬 스퀘어의 오오카와 소우시로 관장은 “쿠마몬은 규슈지역 고속철도(신칸센) 개통을 앞두고 구마모토현 출신인 고야마 쿤도 선생이 미즈노 마나부 작가에게 홍보로고를 의뢰하면서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쿠마몬 이라는 이름도 간단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구마모토’지역 이름 안에 들어 있는 ‘쿠마=곰’에서 착안하여 사람을 가리키는 ‘몬’을 붙여 만들었다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를 구마모토 현은 어떻게 하면 활용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고민 끝에 구마모토 현은 타 지역과는 다른 차별적인 홍보전략을 들고 나왔는데, ‘쿠마몬’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직접 홍보를 실시한 것이다.
먼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전단을 붙였다. 
“잠시 이곳에서 구마모토를 홍보하겠다. 저를 발견하면 귀엽게 봐주라”는 문구의 전단이었다.
‘쿠마몬’ 캐릭터는 며칠 뒤 전단이 붙여있는 장소에 깜짝 출연하고 특유의 발랄한 쇼를 보여줬다. 
사람들은 예고 없이 나타난 ‘쿠마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미디어까지 주목을 하게 된다.
오오카와 관장은 “쿠마몬 캐릭터가 탄생하고 나서 가장 주목할 성과는 규슈신칸센의 중간 경유지였던 구마모토가 쿠마몬 캐릭터를 통한 홍보로 인해 신칸센 종착역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이로써 많은 사람들이 쿠마몬과 함께 구마모토 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 쿠마몬, 현의 마스코트이자 영업부장 
 
▲ 요네쿠라 요시에 위탁회사 대표(왼)와 오오카와 소우시로 쿠마몬스퀘어 관장(오른쪽)이 쿠마몬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후 쿠마몬은 2011년에는 일본 전국 지역 캐릭터 품평회인 유루캐릭터 그랑프리에서 1등을 차지한다. 쿠마몬의 인기가 날로 상승하자 구마모토 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쿠마몬에게 영업부장이라는 직책을 부여하고 구마모토현 홍보를 적극적으로 맡겼다.
오오카와 관장은 “현재 쿠마몬은 구마모토 현의 영업 부장으로 공식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사무실은 쿠마몬스퀘어 내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마몬 스퀘어는 구마모토 츠루야 백화점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3년 7월에 개관했다. 
오오카와 관장은 “쿠마몬 스퀘어는 구마모토 여행의 시작점이자 쿠마몬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쿠마몬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제공할 뿐 아니라 관광 명소와 쿠마모토의 지역 상품에 대한 정보를 배포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쿠마몬 스퀘어에는 쿠마몬 영업부장의 집무실 이외에도 쿠마몬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판매코너’와 구마모토의 전통 재료를 활용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코너’, 그리고 쿠마몬의 춤을 볼 수 있는 ‘행사코너’로 구성돼 있다.
오오카와 관장은 “이곳에 오면 상품도 구입하고, 음료도 즐기며, 구마모토 여행 정보를 얻어 갈 수 있어 이 곳 자체가 관광지가 됐다”고 말한다.
 
█ 캐릭터가 곧 관광 상품이 되다
 
▲ 구마모토 시내의 서점에서도 쿠마몬이 상품으로 진열되어 있다.
현재 쿠마몬스퀘어의 연간 방문자 수는 5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오오카와 관장은 “방문자 수는 쿠마몬의 공연이 열리는 스테이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스테이지가 열리는 평일(월·수·금요일)의 경우에는 1000~1200명, 주말의 경우에는 1600~2000명, 스테이지가 없는 평일(화·목요일)의 경우에는 600~700명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마몬의 공연은 30분간 이뤄지는데,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때문에 쿠마몬 공연시간을 사전에 확인하고 방문해야만 한다는데, 그 이유는 늦게 올 경우 방문자가 너무 많이 몰려 쿠마몬스퀘어 안으로 들어 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쿠마몬의 공연시간은 쿠마몬스퀘어 홈페이지(http://www.kumamon-sq.jp)에서 확인을 할 수 있다.
쿠마몬은 공연시간이 되면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장난스러운 표정과 애교를 섞어가며 바깥에서부터 걸어서 스테이지로 들어오는데, 이때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성을 들어보면 유명한 아이돌 가수 못지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스테이지에 입장을 하게 되면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춤 공연을 시작한다. 춤 공연은 귀여우면서도 때로는 잔망스럽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든 동작 하나 하나에 기뻐하며 함께 공연을 즐긴다. 
춤 공연이 끝나면 쿠마몬은 자신의 사무실로 이동하여 입장한 사람 모두에게 팬 서비스로 포옹을 실시한다. 
현재 쿠마몬 스퀘어는 관장을 포함한 10명의 직원들이 근무 하고 있다. 비록 많지 않은 인원으로 근무 하고 있지만 쿠마몬을 좋아하는 관광객이 매일같이 방문하기에 결코 힘들지는 않다는 것이 오오카와 관장의 전언이다.
오오카와 관장은 구마모토를 완전히 다른 도시로 만든 건 “쿠마몬 캐릭터 그 자체다”라고 덧붙였다.
양재생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