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 전통문화의 하나인 바꾸놀이 농악이 광양시의 무관심 속에 쇠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광양에는12개 읍면동별로 농악단이 운영되고 있지만, 일부 주민자치센터에서 광양농악이 아닌 곡성·구례지역 농악 지도강사를 강사요원으로 채용해 이들 지역의 농악을 전수시키면서 지역 특성을 가진 버꾸농악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사진은 광양버꾸농악 경연대회 모습.
광양전통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버꾸농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광양버꾸농악보존회(이사장 양향진)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광양버꾸농악의 지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버꾸농악단의 강의와 강습을 10월 13일을 기해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존회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광양버꾸농악이 광양에서 전승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아직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한 광양버꾸농악은 전수공간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서 전수책임자들이 평생학습 차원에서 읍면동 농악단을 지도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평생학습 강사의 강의시간을 1주일에 14시간을 넘기지 못하도록 한 광양시의 방침에 따라 이들 전수책임자들의 생계가 힘들다는 것.
광양시가 생활지도강사의 주당 수업시간을 14시간 이내로 제한한 것은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 되면 2년 후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법 조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존회 측은 “전수책임자들은  오로지 광양버꾸농악만 생업으로 하고 있는데, 광양시에서 지급되는 시간당 수업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도강사들이 광양관내 농악단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어 충돌과 마찰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수환경이 열악하다보니 버꾸농악을 수강하는 단체들 내에서도 내분이 일어나고 다툼이 발생하여, 이탈하는 곳이 자꾸  생겨나고 있으며, 타지역의 농악이 침투해 들어오는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보존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북 놀음이 화려하고 우렁차며, 광양사람만의 독특한 기질을 담아내고 있는 광양버꾸농악은 그 동안 광양을 대표하는 농악으로 각종 평생학습기관 등을 통해 전수되어 왔다.
버꾸농악은 전라남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광양평생교육관에서도 전수가 이뤄졌지만, 교육관 직원들이 바뀌면서 이들이 일선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지도강사들을 평생교육관의 강사로 채용하면서 다른 지역의 농악이 전수되기 시작했고, 이들 강사들이 지도하는 학생들의 현장학습을 위해 곡성이나 구례지역의 농악단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보존회 관계자의 진단이다.
이러한 영향은 전라남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광양평생교육관에 그치지 않고, 주민자치센터가 운영하는 풍물교육에도 파급되고 있다.
현재 곡성이나 구례 등 외지 지도강사가 지도하고 있는 농악단은 옥곡면과 진상면, 금호동과 광영동이다.
이들 지역에도 원래 광양버꾸농악단이 결성돼 있었지만, 지도강사가 바뀌면서 지역농악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
광양버꾸놀이보존회는 수년 전부터 지난 2016년까지 매년 광양버꾸놀이경연대회를 개최해 왔으나 지난 해부터 이 대회는 광양문화원에서 주관하는 ‘광양농악한마당’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열리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일 광양시민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광양농악 한마당’ 행사에서 곡성죽동농악 강사가 지도한 옥곡농악(풍물)단이 대상을 수상했다. 옥곡농악단은 지도강사가 직접 상쇠로 참여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버꾸놀이보존회 측은 “광양버꾸농악은 더 이상 광양에서 전승될 명분이 없어졌음이 더욱 확실시 됐다”며, “타 지역의 농악이수자가 수업을 하고, 또 상쇠로 참여해 대상을 받았으니, 이제 광양에서 광양버꾸농악은 명예도 상실됐고, 전승의 필요가치도 없어진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보존회 측의 이러한 반발에 대해 광양문화원 관계자는 “이번 경연대회는 버꾸농악경연대회가 아니라 농악 경연대회였고, 강사의 경연참여를 제한하는 규정도 없었다”며, “경연의 심사는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광양전어축제에서 광양버꾸농악 12마당 발굴 발표회를 개최한 바 있는 양향진 광양버꾸농악보존회 이사장은 “그 동안 시의 각종행사에서 광양버꾸농악의 전승발표회를 해왔지만 예산지원이 끊기면서 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문화를 전승 보전에 대한 행정기관의 무관심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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