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망기 발행인
광양을 산업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하지만 광양시나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개발한 각종 산업단지 분양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산업용지 분양이 부진한 것은 국내외적인 경제여건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각종 투자유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할 것이다. 기업환경은 각종 산업인프라는 물론, 필요로 하는 노동력의 지역내 공급 시스템, 안정적인 노사문화, 지역민들의 친기업정서 등 사회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이러한 사회적 요인에 앞서 생산활동을 영위하는데 있어 불편이 없어야 한다. 생산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필요한 자재나 용역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는 산업인프라를 지역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역 내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여전히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절감한다. 꼭 필요한 작은 공구 하나를 구하려 해도 지역에서 제때 구하지 못해 창원이나 부산까지 직원들이 출장을 가서 구입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때 구입하는 부품이나 공구는 불과 몇 천원짜리에서 몇 만원짜리라고 한다. 공정에 꼭 필요한 물품이지만 지역에서는 이를 공급해 줄 전문부품상가가 없는 것이다. 또, 정밀제작을 위해 선반이나 밀링작업을 의뢰해야 하는데 이를 의뢰할만한 업체도 그닥 많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한다. 이러한 공구나 부품상회, 혹은 작은 철공소 형태의 정밀제작업체들은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으면 관련된 업체들의 생산활동 지원에 큰 도움이 되지만 현실적으로 이로한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다. 산업의 전후방 연계가 제때 이뤄지지 않다보니 지역내 생산활동이 제약을 받게 된다. 부득이 다른 지역에 소재한 업체에 제작을 의뢰하지 않으면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런 업체들을 유치할 의지도, 전략도, 지원책도 없는 것 같다.
 
산업단지 분양의 경우 분양율 저조를 걱정하지만, 작지만 꼭 필요한 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소규모 분할은 이뤄지지 않는다. 수천평 단위로 구획된 산업용지를 수백평으로 쪼개 분양하다 보면 2~3인 제조업체들의 유치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은 유효하다. 선반이나 밀링기 몇대 들여놓고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1~2백평의 부지만 있어도 충분한데 수천평 단위로 구획된 산업단지 입주는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간 연계는 시너지 효과로 이어진다. 마그네슘 판재 공장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마그네슘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없다. 제철소가 있지만, 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을 활용해 직접적인 부가가치를 올리는 후방 연관산업은 여전히 열악하다. 인위적으로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할 순 없겠지만 지역내 생산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역 기업들이 꼭 필요로 하는 지원시설이나 전후방 연관산업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문용역을 통해 선정하고 이를 겨냥한 투자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지지부진한 산업용지 분양을 마냥 경기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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