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일(안전보건공단 전남동부지사)
최근 우리 지역은 여수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체들의 배출가스 조작 논란으로 지역 주민들의 시위가 확산되는 등 언론에 크게 보도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장에서 화재, 폭발 등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이 또한 크게 전파된다. 하지만, 우리 지역 주변 곳곳의 건설현장에서 발생되는 사망재해는 크게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우리 주변의 소규모 건설현장은 주택, 상가 등의 근린생활시설 등이 다수를 차지한다. 현장 특성상 공사기간도 짧고, 안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현장을 관리하곤 한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은 안전모 등의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에 임하고 있어 작업 중 사고사망 위험이 상당히 높다. 건설공사 중 꼭 필요한 것이 비계(飛階)인데 가로, 세로로 연결해 작업발판을 만들 수 있도록 조립한 가설구조물이다. 비계 위에서 작업을 하다가 떨어지면 사망재해로 이어지게 된다.
건설현장 비계에서 추락 사망재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클린사업장 조성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기존의 강관비계를 시스템비계로 임대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규격화되지 못한 기존 강관비계로는 작업발판, 안전난간 등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못하기 일쑤다. 이에 반해 시스템비계는 규격화된 부재들로 조립되기 때문에 건설현장에서 제대로 설치해 관리하기만 하면 비계 추락재해는 충분히 예방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건설현장의 현실은 약간 다른 것 같다. 건설현장 특성상 동일 작업이 아닌 여러 공종의 작업이 비계 위에서 이루어진다.  작업을 하다보면 비계 부재가 해체되어 최초 안전했던 상태가 다시 불안전한 상태로 전환되어진다. 작업 여건상 부득이 부재를 해체할 경우 후속 안전조치를 취하고 임시 해체했던 부재를 원래의 상태로 복구해야만 한다. 나만 안전하다고 될 것이 아니라 다음 작업자의 안전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건설현장은 주로 옥외작업인 관계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로 인해 5∼6월의 건설현장은 많은 작업량과 빠른 작업속도로 작업을 하는 시기다. 그만큼 사고발생의 빈도가 높기 때문에 기본적인 안전 수칙과 작업 절차를 더욱 더 중시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날씨가 더워져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는 근로자를 현장에서 종종 접하곤 한다. 왜 안전모는 착용하지 않는지 여쭤보면 날씨도 덥고 귀찮다는 핑계다. 안전모를 써도 덥고 안 써도 더운 날씨를 핑계삼아 본인의 안전을 포기하는 의식과 행동은 없어야 한다.
전국적으로 5월중 고용부와 안전공단에서는 건설현장 추락재해예방을 위해 불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주로 안전시설이 불량한 비계 등 추락위험이 높은 현장이 대상이다. 고용부 감독에 따른 벌금이나 과태료를 잘 피하는 것보다 상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의 대형 사업장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업장까지도 근로자가 안타깝게 생명을 잃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력없이 사고사망 감소를 바라는 것은 운을 바라는 것과 다름없다. 소규모 건설현장 비계 위의 근로자들이 안전한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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