薔薇(장미)
                                    叙光 張喜久

    울타리 포만하게 시골집 감싼 장미
    사월달 좋은 경치 모자를 눌러 쓰고
    시인은 완상하면서 정성스레 시 읊네.
    薔薇滿發四籬咸   乾月今時好景監
    장미만발사리함   건월금시호경감
    萬朶芬華蒙紫帽   詞人玩賞永詩諴
    만타분화몽자모   사인완상영시함

 

울타리에 장미 만발 좋은 경치 볼 수 있네, 
붉은 모자 눌러 쓰니 정성 완성 시를 읊네

 

장미를 꽃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흔히 5월에 꽃이 핀다고 하여 5월장미를 떠올린다. 장미의 아름답고 고혹적인 자태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장미의 색깔은 빨강색, 노랑색. 분홍색 등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 정열을 상징하는 빨강장미가 일품으로 여긴다. 빨강색의 꽃말은 열정, 정열, 사랑이란 말들로 수를 놓는다. 장미가 아무리 예쁘지만 가시가 있어서 삻다는 사람도 있다. 시인은 사방 울타리 가득 모든 장미가 만발하니,  지금 사월 달 좋은 경치를 볼 수가 있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많은 꽃잎은 화려하게 붉은 모자를 쓰고 있네(薔薇)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사방 울타리가 가득하게 모든 장미가 만발하니 / 지금의 사월 달은 좋은 경치를 볼 수가 있네 // 많은 꽃잎은 화려하게 붉은 모자를 눌러 쓰고 있는데 / 시인들은 완상하면서 정성스럽게 시를 읊네]라는 시상이다.평설은 감상을 조정한다. 화자의 행동반경을 적절하게 안배한다. ‘울타리에 장미 만발 좋은 경치 볼 수 있네, 붉은 모자 눌러 쓰니 정성 완성 시를 읊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장미를 보면서]로 의역된다. 잠깐 장미의 색깔에 따른 꽃말들이 자료에 보이기에 기술해 본다. <분홍장미 꽃말-맹세, 단순, 행복한 사랑 / 하얀 장미 꽃말-존경, 순결, 순진, 매력 / 노란 장미-질투, 완벽한 성취, 사랑의 미소 / 빨간 장미-욕망, 열정, 사랑의 절정> 등으로 불리운다. 물론 내용상으로 보아 젊은 청춘들이 사랑을 두고 꽃말을 지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장미를 두고 이런 말이 오고간 것은 분명 인간으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시인은 이런 점을 염두하면서 장미의 색깔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방 울타리에 가득 모든 장미가 만발하게 피었으니 지금은 사월 달의 좋은 경치를 볼 수가 있다고 했다. 4월이면 아직 장미가 꽃대를 새웠을 뿐 꽃을 피워내지는 못했음이 내면에 숨어있어 보인 시상이다. 서식지도 해수면에서부터 고산 초원지대까지 다양하며 많은 종이 인간 생활과 연관되어 있다.
화자는 장미의 꽃 봉우리의 생김새와 시인들의 관심사항에 대해 시선을 집중한다. 많은 꽃잎은 화려하게 붉은 모자를 썼고 / 시인들 완상하면서 정성스럽게 시를 읊는다고 했다. 재배용 과수들은 배수가 잘되는 땅에서 가장 잘 자라며 따라서 상업적인 과수원이 시골의 구릉지역에 많이 있음도 생각된다.

【한자와 어구】
薔薇: 장미. 滿發: 만발하다. 四籬咸: 사방 울타리에 다. 乾月: 4월달. 今時: 지금. 好景監: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 // 萬朶: 많은 꽃송이 혹은 꽃잎. 芬華: 화려하다. 蒙紫帽: 붉은 모자을 썼다. 詞人: 시인. 玩賞: 완상하다. 감상하다. 永詩諴: 정성스럽게 오랫동안 시를 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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