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 건설현장 앞에서 소속 조합원 고용을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성황·도이 지구에 착공한 ‘푸르지오 더 퍼스트’ 공사 현장의 타워크레인 운영권을 두고 노-노 간 갈등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 연합노련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이하 한국노총)가 소속 노조원 고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한국노총 광주전남지부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은 광양 푸르지오 공사 현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근로계약서에 따라 한국노총 연합노련 조합원에게 타워 1대를 즉각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임대사인 ㈜한진은 ㈜대우건설의 임대사 인사권의 갑질과 불법투쟁으로 현장을 멈추겠다는 민주노총의 압력에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고 이미 체결된 근로계약서에 따라 A조합원에게 약속된 일자리를 확보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노갈등으로 문제를 야기 시키지 말고 임대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방법을 동원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현장은 ㈜대우건설이 지하 2층, 지상 25층, 12개동에 총 114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것으로 지난해 8월 착공해 2021년 10월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타워크레인 운영권을 놓고 임대사와 민주노총 그리고 한국노총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공사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한진은 ㈜대우건설로부터 타워크레인 임대 및 부대공사를 도급받아 해당 현장에 타워크레인 총 6대를 설치하여 운행할 계획이다. 타워크레인 총 6대 중 4대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 작업을 수행토록 하고 나머지 2대분은 ㈜한진에서 직영으로 운영하기로 민주노총과 사전 협의했다.
㈜한진은 직영 분 2대 중 1대를 한국노총 조합원에게 배정하기로 하고 지난 1월 10일 한국노총 A조합원과 1월 14일부터 작업을 실시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크레인 1대 분에 대해서는 한국노총 전국산업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 광주전라지부(이하 한국노총2)와 구두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노총에 4대, 한국노총1에 1대, 한국노총2에 1대가 분배된 셈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앞서 진행한 ㈜한진과 사전협의한 나머지 2대분에 대한 임대사의 직영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4일부터 농성에 들어갔으며, 15일 오후에는 현장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16일 ㈜한진은 한국노총1과 협의해 근로 계약을 체결한 A기사를 타 지역으로 이동 배치하고 타 현장에서 일할 때까지의 급여도 보전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협상은 성립되지 않았다.
이에 ㈜한진 측은 시공사와 협의해 현장 작업 중단사태를 막기위해 17일부터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크레인 6대를 가동하라고 구두 지시했다.
이에 반발한 한노총2 소속 조합원 2명은 같은 날 크레인 1기를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1월 17일부터 농성에 들어간 이들 조합원들은 21일 오후 9시경 회사와 협의해 경찰관 입회하에 점거 농성을 중단했다. 
한노총2 측은 지난 1월 20일 집회를 열어 항의를 이어가다 ㈜한진의 호소 끝에 이번 분쟁에서 빠질 것을 약속했다.
㈜한진은 1월 22일부터 크레인 1호기의 타워작업을 중단하고 하이드로 크레인으로 최소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1 관계자와 협의를 진행 했지만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2월 6일부터 직영 직원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크레인 1호기를 가동하겠다고 민주노총지회와 한국노총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현재 크레인 5대는 민주노총이 운영하고 있으며 1대는 한진 직원이 운영하고 있다.
한국노총 측은 소속 조합원의 근로계약이 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측이 작업을 못하게 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측을 업무방해 등의 이유로 광양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작년 11월부터 ㈜한진과 조합원 고용 문제를 대화로 풀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지역 건설경기 악화로 일자리가 없어 지역내 수십 명의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6개월이 넘는 실업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2대를 ㈜한진 직원에게 양보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진이 타지역 어용노조를 끌어들여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타워 장비를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고용하겠다고 대표이사가 약속하고도 마치 민주노총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 마냥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 측은 이에 대해 “근로계약서까지 체결한 조합원은 타워크레인에 탑승도 못하고 매일 현장 앞 주차장으로 출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시대적 투쟁방식으로 진행되는 광양대우건설 현장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임대사가 해결방법을 제시한다면 함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 노조는 이번 갈등을 노노간 갈등이 아닌 회사의 잘못된 중재로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진의 조영호 상무는 “크레인 6대중 민주노총에 크레인 5대를 가동하게 하고 1대만 한국노총이 가동하게 되면 문제는 해결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며, “양 노총과의 협의점을 찾아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풀어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재생 기자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