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광양지역의 대표기업인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환경운동활동가에 대한 고소 사건으로 촉발된 일부 시민사회의 광양제철소에 대한 항의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지속돼 온 성암산업의 노사갈등과 최근 환경부 발표로 지난 해 광양제철소가 전국 사업장 중 가장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했다는 소식까지 번지면서 이러한 갈등이 점차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철강산업 역시 직격탄을 맞으면서 광양제철소 역시 생산량 감축에 돌입하는 등 경영상의 위기까지 심화되고 있다.
진보적 시민활동가들은 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맞춰 광양제철소를 규탄하는 거리선전전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지역 대표기업을 둘러싼 이러한 갈등의 원인들을 알아본다.

환경활동가에 대한 고소

시민사회단체들이 광양제철소를 향한 반감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나선 것은 광양만녹색연합 박수완 사무국장에 대한 광양제철소의 고소사건이다. 지난 해 고로 브리더 개방을 둘러싼 광양제철소의 환경문제가 첨예하게 대두되자 광양만녹색연합을 비롯한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광양제철소 주변지역에 대한 오염 정도를 직접 확인하겠다며 시료를 채취해 그 결과를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공표 과정에서 데이터 해석의 오류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가 발표됐다. 제철소 주변 대기 중 납에 대한 철의 농도가 일반 대도시의 대기 중 납에 대한 철의 농도와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철광석을 원료로 하는 제철소 주변의 오염물질에 철의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광양만녹색연합은 이 측정치를 발표하면서 광양제철소 주변의 철 오염도가 대도시에 비해 50~80배 높다고 발표했다. 이는 명백한 오류다. 광양시는 시민불안 등을 지적하며, 이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바로 배포했고, 뒤늦게 광양만녹색연합도 이에 대해 정정했지만, 이미 일부 인터넷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된 이후였다. 
포스코 측은 당시 광양만녹색연합의 발표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포스코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다며 그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며 실무자를 고소했다.
단체가 아닌 활동가에 대한 고소에 대해 포스코 측은 단체는 형사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시민사회단체들은 포스코에 고소취하를 압박하며 거리선전전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성암산업 노동조합 고용 비상

성암산업의 노사분규는 근무조건과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간 이견에서 비롯돼 마침내 회사 측이 사업포기를 선언하면서 회사 자체가 이달 말로 청산될 예정이다. 사측이 사업포기를 선언했지만, 성암산업이 수행하는 업무는 제철소 가동을 위해 필수적인 업무이다. 성암산업 아닌 제3의 회사가 사업을 인수해 계속 해야 하는 구조이다.
포스코 측은 성암산업이 수행하던 업무를 일부 다른 회사에 배분하고, 해당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고용이 승계됐다.
반면, 노조원들은 “분사없는 매각”을 요구하며, 고용승계를 위한 전직동의서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 성암산업 측은 이달 말로 폐업을 하겠다며 전직에 동의하지 않는 조동조합원들에게 해고예보 통보를 한 상황이다. 6월말로 성암산업의 청산절차가 완료되면 노동조합원들은 자칫 소속 회사가 없어지면서 대량 실직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단체들은 이 문제에 대해 포스코가 해결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지만, 포스코는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사례에서 보듯 자칫 성암산업 노조원들도 집단실직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오염 배출량 1위 논란

환경관리공단이 발표한 지난해 주요 사업장의 TMS(굴뚝자동측정기기) 측정결과에 따르면, 광양제철소는 지난 해 전국 사업장 중 1위의 블명예를 안았다. 대기오염 배출량은 화석연료 사용량에 비례한다.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제철산업이나 화력발전소의 배출량이 기타 산업분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다. 
환경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광양제철소가 배출한 대기오염 물질은 먼지 238톤, 황산화물 8,166톤, 질소산화물 1만1,011톤, 염화수소 3.25톤이다.
이는 2018년 전국 1위 배출사업장이었던 현대제철이나 2017년 1위 사업장이었던 삼천포화력보다 높은 수치이다. 광양제철소와 인접한 하동화력의 지난 해 배출량은 먼지 294톤, 황산화물 5,430톤, 질소산화물 4,142톤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정부의 석탄화력발전 억제 정책에 따라 하동화력이나 삼천포화력의 대기오염 배출총량을 크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광양제철소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같은 제철기업인 현대제철 역시 대기오염 배출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줄었다.
현대제철은 2018년에 비해 2019년에는 먼지 569톤 →481톤, 황산화물 1만1,546톤→1만310톤, 질소산화물 1만1,175→7,040톤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광양제철소는 먼지가 215톤에서 238톤으로 늘었으며, 황산화물 8,896에서 8,166톤으로 줄었다. 그러나, 질소산화물은 1만552톤에서 1만1,011톤으로 악화됐다.
이에 대해 광양제철소 측은 “총량제 준수를 통해 2024년까지 2019년 대비 57%를 저감한다는 목표로 탈질설비를 신설하고, 탈황투입설비의 용량과 효율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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