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운∙김정국 선생에게 사사…그림 그리며 일상의 소중함 다시 느끼게 돼

 

코로나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면서 경제가 피폐해지고 많은 이들은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좋은 시기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기다리기만 해서는 결코 전화위복의 지혜를 알아갈 수 없다. 어려운 시기를 발판삼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위기를 극복한 이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11회 한국화 동아리 ‘번짐’ 초대전의 강천금 화가가 그 주인공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다
강천금 화가는 추산 김정국 화백 문하에서 산수화를 공부하고 있는 순수 아마추어 화가다. 비록 아마추어 화가라고 하지만 지난 11년 동안 ‘번짐’ 동아리 정기회원전에 작품을 빠지지 않고 출품할 만큼 열정을 가지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향해 걷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옥곡면 금천마을을 배경으로 한 ‘숭어나루터의 가을’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이 작품을 그리면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올해는 정말 심적으로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림을 그리면서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강 화가는 광양읍에서 초중고를 가르치는 학원의 원장 선생님이었다. 20년 동안 학원을 하면서 매일같이 열심히 일해 왔지만 코로나는 그를 더욱 힘들게만 했다.
“해가 거듭할수록 학원생 수가 줄어들면서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어요. 학원을 폐업처리하고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왔는데, 이상하게 그림을 그릴 때면 모든 잡생각이 사라지는 걸 느꼈어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계획하고 그 계획에 맞춰 나름 최선을 향해 달려왔지만 저의 노력만으로 이길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좌절을 했습니다. 이럴 때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그림을 그리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
강 화가가 한국화의 매력에 처음 빠진 것은 20여 년 전이다. 지인의 아버지가 한국화 화가였는데 그 집에 놀러 갔다가 한국화를 보고 너무 멋있어 자신도 배우고 싶어 했다는 것.
그 뒤로 광양에서 백용운 선생에게 사군자를 4년 여간 배우고 김정국 선생에게 13년간 한국화를 배웠다.
“한국화는 오래돼도 질리지 않는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데 물과 먹을 활용한 농도에 은은한 채색이 입혀지는 것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그린 작품 중 부영국제빙상장의 소나무를 보고 그린 그림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한다.
“저는 한결같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소나무를 특히 좋아하는데, 이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해 그렸기에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이제 코로나뿐 아니라 모든 역경을 만나 좌절하는 이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한다. 제11회 한국화 동아리 ‘번짐’ 초대전은 광양읍 새마을금고 MG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좋은 작품들이 이달 30일까지 전시될 예정입니다.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힘든 여정에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그는 광양그린로타리 회원으로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다시 심기일전하며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도전한다는 것.
“아직까지 공부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을 하게 돼 여러모로 올해는 기억에 남습니다.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오히려 제가 득이 된 것일까요?”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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