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詩經(시경) 
叙光 張喜久

        송시에 정이 들고 주공 시 읊기 좋아
        추노의 유풍들로 도의가 맑으셨군
        예의를 숭상한 수신 평화 더욱 즐겁네.
        周公吟愛誦詩情    鄒魯儒風道義淸
        주공음애송시정    추로유풍도의청
        崇禮修身心自樂    春秋戰國萬民平
        숭례수신심자락    춘추전국만민평

‘송시 읊어 정이 들고 추노 유풍 도의 맑아, 
예의 숭상 마음 수신 만민 평화 이루겠네’

시경은 BC 470년경에 만들어진 책이다. 고대 중국의 풍토와 사회를 배경으로 한 사람들의 생활을 노래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이다. ‘시경’이란 ‘시의 성전(聖典)’이라는 뜻이다. 서주 초기(BC 11세기)부터 춘추시대 중기(BC 6세기)까지 전승된 시가 실려 전한다. ‘시경’의 서두에는 ‘대서(大序)’라는 서문이 있다. 중국 최고의 시론이기도 한 이 서문은 뒷날 한시와 고대 가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인은 주공은 시 읊기를 좋아해 송시에 정이 들었고, 추노의 유풍만은 도의가 맑으셨다고 하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예의를 숭상하면서 수신하니 마음이 즐겁네(詩經)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주공은 시 읊기를 좋아해 송시에 정이 들었고 / 추노의 유풍만은 도의가 맑으셨다네 // 예의를 숭상하고 수신을 하니 마음이 즐겁기만 하고 / 춘추전국시대에는 만민이 모두 평화롭게 살았다네]라는 시상이다. 감상적 평설을 통해서 시인의 입장과 화자의 입장을 비교한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시경을 읽고 나서]로 의역된다. 시경에서 시의 정의와 효용, 법칙 등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서 시의 법칙에 나오고 있는 ‘육의(六義)’도 설명해 두었다. 시경은 첫째는 시의 양식인 [풍(風)]으로 사람들의 생활 감정을 노래하는 민요조 시다. 두번째는 [아(雅)]로 조상의 공덕을 노래하는 서사적인 시다. [송(頌)]은 조상의 공덕을 가무로 재현하는 종묘(宗廟)가 어울린다. 다음은 시의 표현 방식인 [부賦 / 비比 / 흥興]이다.
 압축과 펼침을 내걸고 출발한 시의 오묘함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 본 시경임을 시인은 잘 알고 있어 보인다. 그래서 주공은 시 읊기를 좋아하여 송시에 정이 들었다고 했으며, 추나라와 노나라의 유풍은 시적인 도의에도 맑았다고 했다. 쉬운 것만이 학문이 아니다. 쉬운 속에는 어려운 것이 도사리고 있었고, 어려움을 캐내야만 그 속의 금은보화는 훨씬 값지다는 진리는 영원불변하다고 하겠다.
 화자는 이제 예의를 숭상하고 수신하니 마음이 자연히 즐겁다고 하면서 춘추전국시대에는 만민이 모두 평화롭게 살았다고 했다. 세 가지 표현 방식인 [부(賦)]는 직접적인 감정과 그 정경을 노래했다. [비(比)] 비유(직유와 은유 등)를 이용해 어떤 감정이나 정경을 노래했다. [흥(興)]은 ‘흥사’로 노래하는 감정이나 상황을 규정한 방법이었다.

【한자와 어구】
周公: 주공. 吟愛: 시 읊기를 좋아했다. 誦詩情: 시정을 애송했다. 鄒魯: 추나라와 노나라. 儒風: 유풍. 道義淸: 도의가 맑았다. // 崇禮: 예의를 숭상하다. 修身: 몸을 닦다. 心自樂: 마음이 스르로 즐겁다. 春秋戰國: 춘추전국시대. 萬民平: 만민이 모두 편안했다.

▲ 삽화 : 인당 박민서 화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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