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시가 금광명소화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금광체험시설은 인공동굴이다. 그렇지만 동굴에는 금광과 관련된 별다른 콘텐츠가 없고, 찾는 이들도 없어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

실제 폐갱도 사용승낙 못얻어 사업효과 반감… 광양와인동굴 지역 특산품과 연계 미흡해 아쉬워

폐광이나 폐터널의 재활용은 역사성과 지역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광양에는 폐터널을 이용한 와인동굴과 폐광이 된 금광이 있다. 폐철도의 터널을 재활용한 와인동굴은 민간사업자가 개발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고, 폐광산은 점동금광관광명소화사업으로 광양시가 개발했다. 그렇다면 광양에 있는 폐터널과 폐광산의 관광자원화는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

광양금광의 폐광이용 가능성

점동마을 금광 관광명소화 사업과 관련, 광양시는 지난 2016년, ‘광양시 광양읍 사곡리 폐갱도 안정성 평가’용역을 시행한 바 있다.
광양시 광양읍 사곡리 일대는 과거 금광이 개발된 지역으로 현재 갱구가 유지되어 갱내 출입이 가능한 3개의 갱도가 있다.
1번갱도는 광양읍 사곡리 185-13번지에 있으며, 2번갱도는 광양읍 사곡리 산101-1번지에, 3번갱도는 광양읍 사곡리 산92번지에 소재하고 있다.
폐갱도 안전성 평가에서는 3개의 갱도에 대하여 갱내조사, 갱도간이측량 등을 실시하고 1차적인 갱도 안정성을 검토하여 갱도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했다.
조사결과 확인된 갱도 길이는 1번갱도가 86m, 2번갱도가 406m, 3번갱도가 140m이다.
1번갱도의 경우 갱입구 86m 지점의 붕락으로 추가 진입이 불가능했으며, 2번갱도는 지장물(갱목)로 인해 추가 진입이 불가능하고, 3번갱도는 갱입구 140m 지점의 붕락으로 확인이 불가능했다는 것.
조사결과 1번 갱도는 붕락이 발생했고, 수갱이 하부 갱도와 관통, 함몰이 발생하는 등 갱도활용은 불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2번 갱도가 일부 불안정 구간은 위치하나 가장 안정하고, 3번 갱도의 경우 내부는 비교적 안정하나 갱도 상부 지반 두께가 얇아 불안정한 것으로 평가됐다.
갱도 탐방의 관광 상품성 평가에서는 2번 갱도의 경우 금․은 광체(광맥)가 분포하고 있고, 채굴적, 수갱, 크로스갱도 등 다양한 갱도가 있으며, 갱도의 길이가 길어 가장 상품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용역 결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금광산에 대한 갱도 개발은 소유자의 사용승낙을 얻지 못해 이뤄지지 못했다.

▲ 금광명소화사업으로 건립된 이 마을카페는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점동금광명소화 사업

실제 갱도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 상태에서 광양시는 광양읍 사곡리 점동마을 일원을 대상으로 점동마을 금광 관광명소화사업을 추진했다.
총사업비 26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지난 5월 준공됐다.
이 사업을 통해 광양시는 호수공원 및 둘레길을 조성하고, 마을카페와 금광체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을 설치했다.
2017년 1단계 사업을 통해 마을카페와 둘레길, 호수산책로 등을 조성했으나, 마을카페는 아직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2018년에는 2단계 사업으로 금광체험시설과 호수공원을 준공했으며, 지난 해에는 9월 3단계 사업으로 스마트콘텐츠 구축에 착수해 금년 1월 이를 준공했다.
금광명소화사업은 준공되었지만, 광양금광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광양시의 꿈은 한낱 꿈에 그쳐야 했다.
2018년 1월부터 준공된 마을카페 운영자 모집에 나섰지만, 운영자가 선정된 것은 2019년 1월이었고 운영자가 선정되고 1년 10개월이 지나도록 마을카페는 아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점동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마을카페를 마을 부녀회 등에 위탁해 운영하게 하면 농산물 직판장으로도 활용하고, 공원 청소업무 등도 수행할 수 있을 텐데 법적으로 무상위탁이 안된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외지인이 거의 찾지 않는데 카페의 상업적 운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마을카페에 조만간 브랜드 커피숍이 입점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 주민은 “그 말이 나온 것은 작년 초부터였는데 아직까지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혀를 찼다.
또, 호수공원 주변에 조성된 금광을 테마로 한 공원도 규모나 시설면에서 조잡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금광체험시설로 조성한 인공동굴 역시 금광과 관련된 콘텐츠가 거의 없고, 찾는 이들조차 없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광양시는 “사업이 종료됐기 때문에 특별히 콘텐츠를 보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동굴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이어서 여름의 경우 습기가 많이 차 이용이 어렵다고 한다. 콘텐츠를 보강하는 문제 역시 사후관리의 어려움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
결국 2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점동마을 금광관광명소화사업은 명칭만 거창했지 금광을 보여주지도, 명소를 만들지도 못하고, 시민들에게조차 그러한 곳이 있었는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 씁쓸한 현실이다.

▲ 광양와인동굴의 VR체험시설

광양와인동굴과 에코파크
 
금광 관광명소화사업이 광양시가 추진한 사업인 반면 광양와인동굴은 민간이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개발한 곳이다. 광양제철선 개량화 사업에 따라 2011년 8월부터 기능을 상실한 터널을 개발해 와인과 예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복합문화 예술공간으로 조성한 광양와인동굴은 2017년 7월 문을 열었다.
광양와인동굴은 세계 각국의 와인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맛볼 수 있도록 세계 와인을 전시 판매하고 있으며 편하게 휴식을 취하며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와인 카페테리아를 갖추고 있다.
전체길이가 301m인 광양와인동굴은 고대 와인의 기원과 역사를 100m 길이의 벽면에 부조 벽화로 새기고 그 벽화의 실루엣에 따라 미디어 파사드 영상쇼가 펼쳐지고, 동작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미디어존이 마련되어 있다.
또, 다른 지역의 와인동굴과 마찬가지로 빛 터널을 꾸며두고 있으며, 트릭아트 포토존과 VR존 등이 마련되어 있다.
또, 동굴 내에 광양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판매장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시설이 너무 단조롭다는 지적에 따라 터널 마지막 부분에는 와인족욕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광양와인동굴은 광양의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지만, 다른 지역의 와인동굴에 비해 길이가 짧고, 콘텐츠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폐장과 개장을 반복하면서 관람객이 예년의 10% 수준으로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사업자인 나르샤관광개발은 당초 광양이 전국 매실 1번지임을 고려해 매실을 이용한 '매실와인'을 개발·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주류제조면허를 얻어야 하는 등의 문제로 매실와인 생산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다른 지역의 폐터널들이 지역 특산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반면에 광양와인동굴은 지역과 별다른 연고가 없는 세계 와인을 전시, 판매하는데 그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석정1터널을 개발해 조성된 광양와인동굴 바로 옆에는 석정2터널을 개발해 조성한 광양에코파크가 지난 해 5월 개장해 운영되고 있다.

▲ 광양에코파크.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을 겨냥한 체험학습장으로 조성된 광양에코파크는 전국 최초 동굴체험학습장임을 내세우고 있다.
길이 290m, 높이 6.5m 규모인 광양에코파크는 어린이들을 위한 미디어생태체험과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290m의 터널 중 180m의 공간에 조성된 광양에코파크는 AR컨텐츠를 활용한 생태체험학습장이다.
이곳은 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원아들이 체험학습 차원에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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