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群山仙遊島(군산선유도) 
                                          叙光 張喜久

        선유도 별난 모양 시인의 관심 끌고
        선실 속 읊는 시정 채무의 노래인데
        석양빛 연기와 노을 장단의 노랫소리.
        西海仙遊別酒肴   蒼波船室詠音媌
        서해선유별주효   창파선실영음묘
        自然彩霧吟歌裏   斜日煙霞長短茭
        자연채무음가리   사일연하장단교

‘선유도엔 별난 풍경 선실 시인 읊는 소리, 
자연 속의 채무에서 노을 장단 노래소리’

 

선유도는 호남평야에서 본 앞바다다, 국토확장의 대역사이자 개발로 이어진 새만금방조제 앞바다에 63개의 섬들이 몰려있는 고군산도 섬이다. 신선이 노닌다는 이름처럼 산수화 풍경같이 경치가 빼어나 아름다운 섬 풍경을 만들어 내는 멋진 섬! 밀물때 폭 1백m, 길이 3백m 모래밭으로 이어지는 선유도 해수욕장(명사십리)과 110m 통바위인 망주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최고의 암권인 절경이다. 시인은 서해의 선유도는 별난 술이며 안주와 같고, 푸른 파도 선실엔 시인의 읊은 소리 묘하네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석양의 연기와 노을은 장단의 탄소 소리네(群山仙遊島)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서해의 선유도는 별난 술이며 안주와는 같고 / 푸른 파도 선실에는 시인의 읊은 소리 묘하다네 / 자연 속의 채무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 석양빛 연기와 노을은 장단의 노랫소리로 들리네]라는 시상이다. 시인과 따스한 대화 한마디는 평설의 요체임을 알면서 간추린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군산 선유도를 보고]로 의역된다. 선유도에는 선유팔경이 고스란히 정제되어 있다. 그 중 으뜸가는 절경은 망주봉으로 선유도의 상징물이나 다름없다. 정상에 올라서면 선유도 주변의 섬과 바다가 시원스레 조망된다. 가지런히 드리워진 명사십리해수욕장과 바다 위에 기러기처럼 내려앉은 평사낙안(平沙落雁)의 전경도 오롯이 시야에 잡힌다. 화려함을 넘어 장엄하기까지 한 선유도의 일몰은 망주봉 정상뿐만 아니라 선유도해수욕장의 어디서도 그대로 감동적이다.
 시인은 쏟아 부으려고 하는 시상을 입과 생각이 간지러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음이 보인다. 그래서 서해의 선유도는 별난 술이며 안주와 같고, 푸른 파도 선실엔 시인의 읊은 소리가 묘한 풍류를 물고 왔다는 시상을 이끌어냈다. 선경을 담으려고 했었지만 굳이 후정을 먼저 담아낸 것은 이 정구(情句)에 취하지 않으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음을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인의 입을 빌은 화자는 선경과 후정에 관계없이 모두가 정을 쏟아야 흥취에 젖었음을 알게 한다. 자연 속을 채색한 안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에 석양의 연기와 노을은 장단의 탄소 소리라는 깊은 생각에서 더는 뒷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시인의 생각은 늘 그랬음을 보인다.

【한자와 어구】
西海: 서해. 仙遊: 선유도. 別酒肴: 별난 술이며 안주다. 蒼波: 푸른 파도. 船室: 배 안의 선실에서. 詠音媌: 읊어보는 을률이 묘하다. // 自然: 자연적. 彩霧: 채색한 안개. 吟歌裏: 노래를 읊은 가운데.  斜日: 석양. 煙霞: 연기와 노을. 長短茭: 길고 짧은 노랫소리<茭.:꼴(건초)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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