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망기 발행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의 근거가 되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을 통하여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외국인의 생활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의 강화와 지역 간의 균형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에 이어 지난 2004년 부산・진해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을 관할하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출범한지 17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경제자유구역이 이러한 지정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이 경제특구를 지정해 운영하는 목적은 대부분 외국인 투자를 견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특구를 통해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를 꼽으라면 공산주의 경제 시스템에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한 중국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경제자유구역이 경제특구로서의 성격을 갖게 되는지는 의문이다. 처음 항만과 공항이 있는 3개지역에서 시작된 국내 경제자유구역은 황해와 동해, 대구경북, 새만금, 울산, 광주까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거의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가 경제자유구역을 갖게 됐다. 경제자유구역이라 해도 별다른 특징을 갖기 힘들게 된 셈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목적은 그 근거법에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정주여건 개선이 그것이다. 말 그대로 외국인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외국인이 생활하기 편리한 생활여건을 조성해 외자를 유치해 국가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17년동안 광양경제청은 이러한 목적에 부합되는 성과를 얼마나 거두었을까? 유감스럽게도 광양경제청의 성과에 대해서는 결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외국인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개발한 신대지구는 건설사의 배를 불리는 대단위 아파트가 조성되어 내국인들의 투기수요만 부추기고 있으며,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조성한 산업단지는 외국기업은 커녕 국내기업도 제대로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청 이후 광양경제청은 매년 조 단위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홍보해 왔지만, 구역내 산업이 몰라보게 활성화됐다거나 일자리가 늘어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근거는 별로 없다. 외국인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개청과 함께 추진해 온 외국의료기관이나 외국인학교 유치도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무런 성과도 없는 상태에서 이를 진행한다며 용역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설치된 특별행정기관이고, 민간인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소위 민간전문가들의 성과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공모제로 모집하기로 한 투자유치본부장 직위의 경우 1명을 제외하고는 계속 공무원 출신이 맡아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조직내 무기력감만 심화되고 있다.

광양경제청은 지난 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정원을 157에서 126명으로 31명이나 줄였다. 원래 157명이 정원일때도 결원이 41명이나 됐다. 결원이 41명이나 되어도 조직운영에 문제가 없었다면 당초 정원이 과다 책정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일반직만 기준으로 할 때 광양경제청의 정원은 136명에서 95명으로 축소되어 41명이 줄어들었다. 전남도와 경남도의 조합형태로 구성된 광양경제청 정원 중 줄어든 일반직 정원 41명은 전원 전남도 출신이다.일반직 정원 41명이 줄어든 대신 임기제 공무원 10명을 늘리기로 했다. 민간에서 선발하는 임기제 공무원은 그 성과에 따라 계약기간이 연장된다. 그렇지만, 임기제 공무원의 성과 평가는 조직 내부에서 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기 위헤서는 외부평가를 도입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외부기관의 업무평가는 시도된 적이 없다. 민간 출신의 계약직 공무원들이 민간영역에서의 특기를 살려 경제자유구역 설치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해왔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그러한 과정은 소홀했다. 펜데믹으로 외국인 투자를 위한 활동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자유구역내 산업단지 개발과 투자유치를 차라리 해당지역을 관할하는 자치단체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조직의 설치 목적에 부합하는 성과를 올리도록 더욱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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