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塹城壇(참성단) 
                                         叙光 張喜久

        참성단 이름난 성 발해의 동쪽인데
        성군의 큰 공인가 송악산 정기 받고
        한 가락 맑은 소리가 북녘동포 다독이며.
        古代名城渤海東   塹城築造聖君功
        고대명성발해동   참성축조성군공
        北山松岳曜光結   一曲淸聲胸爽洪
        북산송악요광결   일곡청성흉상홍

‘이름난 성 발해 동쪽 찬성단은 성군 큰 덕, 
송악산에 연결되어 맑은 소리 한 가락에’ 

 

참성단은 사적 제136호. 단군성조가 366가지에 이르는 나라 다스린 공을 세우면서 제천의 대례를 행하고 보본(報本:생겨나거나 자라난 근본을 잊지 아니하고 그 은혜를 갚음)의 뜻을 드높였던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뜻이 오늘날에도 전해지고 있어 전국체전 때에는 이 제천단에서 봉화를 채화하는 의식이 열리면서 한 행사가 된다. 특히 개천절에는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제천행사가 거행된다. 시인은 고대부터 이름난 성은 발해의 동쪽이었고, 참성단을 축조한 것은 성군의 큰 공이였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북쪽의 송악산은 밝은 빛으로 연결되고 있구나(塹城壇)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고대부터 이름난 성은 발해의 동쪽이었고 / 참성단을 축조한 것은 성군의 큰 공이었다네 // 북쪽으로는 송악산이 밝은 빛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 한 가락 맑은 소리가 가슴을 트이게 하네.]라는 시상이다. 아래 감상적 평설에서 다음과 같은 시인의 시상을 유추해 본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참성단에 오르고 나서]로 의역된다. 우리는 민족 제1의 성적(聖蹟)으로, 마니산 제천단(摩尼山祭天壇)이라고도 한다. 참성단에 관한 기록은 고려 때의 문헌 여러 곳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하늘은 음(陰)을 좋아하고, 땅은 양(陽)을 귀하게 여기므로 제단은 반드시 수중산(水中山)에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위가 네모나고 아래가 둥근 것은 하늘과 땅의 뜻을 세운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에서도 바르게 볼 수 있다.
 시인은 이런 점에 착안한 선경으로 쏟아내는 시낭은 넉넉하여 시를 다 쏟아 부을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시인은 고대부터 이름난 성은 발해의 동쪽이었음을 떠올리면서 참성단을 축조할 수 있었던 것은 성군의 큰 공이었음을 떠올리고 있다. 다만 이 단이 언제 쌓아졌는지는 확실하기 않으나 고려시대 임금과 제관이 여기까지 올라와서 제사를 모셨다는 이후의 기록들이 그것을 보여준다.
 서경의 시상을 이어 받은 화자는 고려의 서울이었던 개성의 송악을 들어 올리지 않을 수 없었음을 보인다. 시인의 입을 빌은 화자는 북쪽의 송악산은 밝은 빛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고, 한 가락 맑은 소리가 가슴을 트이게 한다고도 했다. 우리 민족은 이렇게 제천의식을 통한 안녕을 기원했다. 마니산 참성단에 오르는 계단은 우리 민족의 끈기다.

【한자와 어구】
古代: 고대부터. 名城: 이름난 성. 渤海東: 발해의 동쪽. 塹城: 참성단. 築造: 축조되다. 聖君功: 성군의 공이다. // 北山: 북쪽 산. 松岳: 송악산. 曜光結: 밝은 빛으로 연결되다. 一曲: 한 가락. 淸聲: 맑은 소리. 청아한 소리. 胸爽洪: 가슴을 상쾌하고 크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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