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단체가 건립한 공공미술관은 지역문화발전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광양시의 재원부담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다. 사진은 전남도립미술관 개관식 모습.

코로나19로 개관이 연기됐던 전남도립미술관이 지난 3월 22일 역사적인 개관식을 갖고, 개관특별전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를 성황리에 마쳤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달 17일부터 ‘그날의 이야기’를 주제로 첫 소장품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 개관은 광양시민들에게 수준높은 미술작품을 지근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공공미술관의 역할은 단순히 좋은 작품을 찾아 전시를 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광양만신문은 광양지역의 문화허브로 자리잡은 전남도립미술관이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다른 지역의 공공미술관에 대한 취재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 취재는 광양만신문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광양신문, 광양시민신문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편집자 주)

전남도립미술관의 비전과 미션

지방화시대 지역 문화의 힘은 지역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들은 시립미술관이나 도립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립미술관이 없는 광역자치단체들도 미술관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전남도 역시 지난 3월 광양시에 전남도립미술관을 개관하면서 제대로 된 도립미술관 시대를 열었다.
사설미술관이 주로 특정 작가의 작품위주이거나 특정인의 소장품위주의 작춤을 전시하는데 반해 공립미술관은 그 지역의 미술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학예연구나 교육의 방식으로 구현되기도 하고, 수준높은 전시를 통한 일반 시민의 문화접근성 강화, 또 미술제작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으로 구체화된다.
‘예향 전남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미술관’을 슬로건으로 하고 있는 전남도립미술관은 ‘세계 현대미술과의 교류(개방성∙다양성∙혁신성)’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한 미션으로 ▲현대 미술사 연구를 통한 미학적 담론 형성, ▲남도의 잠재된 예술성 제고, ▲사회‧문화‧예술 기관으로서 공공성 확립을 제시하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의 연혁

지난 3월 22일 공식 개관행사를 가진 전남도립미술관은 2014년 10월, 전남도립미술관 건립 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이어 2015년 7월에는 이낙연 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추진한 동부권 도립미술관의 건립위치로 광양시가 최종 확정됐다.
당초 전남도립미술관은  사업비 약 3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상반기에 실시설계를 한 후 하반기 본격 착공에 들어가 2018년 상반기까지 준공할 계획이었으나, 이후 당초 계획보다 크게 확대됐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작품구입비 50억원을 포함, 3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부지면적 1만7465㎡, 연면적 9500㎡ 규모로 건립한다는 계획이었으며,  건축비로 사용될 300억원의 재원은 지특회계 80억원, 도비 170억원, 시비 100억원으로 조달되며, 부지는 광양시가 매입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후 광양시의 건의로 도립미술관 건립 부지가 당초의 8천㎡보다 4천㎡가 늘어난 1만2천㎡로 확대되면서 건축비도 당초의 300억원에서 150억원이 증액된 450억원으로 늘어났다. 건축비 증액에 따른 전남도와 광양시의 건축비 부담액은 전남도가 330억원, 광양시가 120억원을 부담하게 돼 광양시의 부담액은 당초보다 20억원이 증가했다.
이후 전남도립미술관은 2016년 12월, 국제설계 공모를 통해 당선자를 확정한데 이어 2018년 7월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
전남도립미술관 착공에 맞춰 광양시는 도립미술관 인근에 위치한 폐산업시설을 문화자산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했고, 양곡보관창고로 이용됐던 낡은 창고는 ‘광양예술창고’로 꾸며져 지난 3월 전남도립미술관과 함께 개관했다.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1만1,580㎡로 건립된 전남도립미술관은 지하에 어린이아뜰리에와 8개의 전시관을 갖추고 있으며, 지상 1층에는 전시실과 카페테리아, 수유실 등이 위치해 있다.
지상 2층에는 대강의실과 워크숍실, 도서실, 아카이브실, 도슨트실, 교육실 등이 시설이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의 시설 중 어린이 아뜰리에는 예술 작품이 놀이가 되어 어린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아직은 개관 초기이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 공간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교육과 연구는 공공미술관의 주요한 기능 중 하나다. 사진 위는 전남도립미술관의 어린이 아뜰리에 내부 모습이고, 아래는 개관기념특별전 ‘로랑 그랑소전’

공공 미술관의 기능

지방자치단체가 건립한 공공미술관은 지역문화발전의 상징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공공미술관들는 미술작품 및 자료의 수집·보존 이에 따른 조사·연구와 전시, 그리고 국제교류 및 미술 저변 확대를 위한 교육행사를 수행 하여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설립목적은 사설미술관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사설미술관의 경우 일정부분 이러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공공성 측면에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공공미술관은 지역의 미술사 연구와 지역출신 작가들의 성장을 위한 지원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대구시립미술술관의 문현주 홍보팀장은 “미술관의 공간을 작가와 관객을 아우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해외와 국내 대표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통해 미술의 트랜드를 소개하고, 지역작가들을 발굴 성장시켜 이들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지역작가들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도 미술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문 팀장은 “대구시립미술관은 영 아트스트 지원프로그램도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지역미술을 성장시켜 지역 작가들이 해외작가들과의 교류전 등을 통해 국내 대표작가로 포지셔닝 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공미술관이 단순히 국내 대표작가나 해외 유명작가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 작가들이 해외 유명작가들과 같은 전시장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지역 예술인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도 공공미술관의 역할 중 하나라는 것이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