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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 (1-08)이런 시기에 누가 붉은 송아지를 이끌고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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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12  09: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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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耳(이) 

                                             쌍명재 이인로

        비록에 귀 바퀴는 둘려는 있지마는
        뚫림에 구멍에는 스스로 허명한데 
        길은 해기현국에서 송아지를 끌 것인가.
        郭郛還繚繞    洞穴自虛明
        곽부환료요    동혈자허명

        日永夔玄國    誰將赤犢行
        일영기현국    수장적독행

우리 신체 중에서도 얼굴에 붙어 있는 눈, 귀, 코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어느 한 부위라도 그 작용이 부실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신체적인 장애는 물론 사회적인 활동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위 세 가지의 역할의 중요성이란 문제점을 갖고 오언절구로 은유적인 비유법을 적절히 써서 음영하여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비록 귀에는 귓바퀴란 자가 둘려는 있지만 뚫린 구멍은 스스로가 허명(虛明)하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이런 시기에 누가 붉은 송아지를 이끌고 가는가(耳)로 번역해본 오언절구다. 작가는 쌍명재(雙明齋) 이인로(李仁老:1152~1220)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비록 귀에는 귀바퀴가 둘려는 있기는 하지만 / 뚫린 구멍은 스스로 허명(虛明)하기만 하다네 // 기현국(夔玄國)에는 아직까지도 하루 해가 길기만 한데 / 이런 시기에 누가 붉은 송아지를 이끌고 가는가]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귀는 있지만]으로 번역해 본다. 함괴록(函愧錄)이란 고서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기현국(夔玄國)은 성군조가 그 귀에서 두 청의(靑衣)가 붉은 송아지를 타고 나와서 말하기를 “기현국이 나의 귀 속에 있다”라고 하였다. 한 동자가 귀를 기울려 군조에게 보였는데 별천지에 화초들이 있으므로 안에 들어가서 한 도회에 이르니 성첩과 누각이 굉장하고 화려하였다] 하여서 기현국은 별천지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음이 시적 배경이 된다.
 시인은 송아지의 귀 바퀴를 보고 있다. 송아지의 귀 바퀴가 타원형으로 둘레는 있지만 소리를 듣기 위해 그 뚫린 구멍이 허명하다고 시인은 판단하고 있어 보인다. 사람의 귀도 송아지의 귀와 마찬 가지일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 한 마디 말을 듣고 그냥 흘려버린다면 허명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화자는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한 기현국을 상상해 냈다. 현대 개신교리(기독교)에서 붉은 암송아지를 태우는 의식과 정결케 하는 잿물을 만드는 과정도 무관하지는 않는 것 같다. 붉은 암송아지를 태워서 부정을 깨끗케 하는 물을 만드는 과정도 연관이 있지는 않을까 본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귀바퀴 둘러 있지만 스스로 허명하고, 기현국 해는 기니 누가 붉은 송아지 끌고 가’라는 시인의 상상력과 밝은 혜안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작가는 쌍명재(雙明齋) 이인로(李仁老:1152~1220)로 고려 후기의 문신이다. 가문은 무신난 이전 고려 전기의 3대 가문의 하나였던 경원 이씨로, 누대에 걸친 왕가의 외척으로서 부동의 문벌을 형성해왔다. 증조부는 평장사를 지낸 이오이며, 조부와 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기록은 없다.

【한자와 어구】
郭郛: 성곽. 還繚繞: 사방으로 두르고 감기다. 洞穴: 뚫려져 있는 구멍. 自: 저절로. 절로. 虛明: 허명하다. // 日永: 해가 길다. 夔=조심하다. 삼사하다는 뜻. 夔玄國: 기현국. ‘별천지와 같은 의미를 담는다’는 뜻이다. 誰: 누가. 將: 장차. 赤: 또. 犢=송아지. 犢行: 송아지를 질질 끌고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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