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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 (1-13)떨어진 낙엽 나뭇가지에 올라 다시 피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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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6  09: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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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落梨花(낙리화) 

                                            지포 김구

        날다가 춤추면서 가다가 되돌아와
        거슬러 나뭇가지 다시 피려 한다면
        거미가 그물에 붙어 잡으려는 나비들.
        飛舞翩翩去却回    倒吹還欲上枝開
        비무편편거각회    도취환욕상지개

        無端一片粘絲網    時見蜘蛛捕蝶來
        무단일편점사망    시견지주포접래

 

 

시상을 떠올리는 일도 여러 가지다. 하찮은 자연에 도취하여 이렇게 보기도 하고 저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세상의 이치와 사물의 원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시상을 떠올리기 어렵다. 이면(裏面)을 보고 현실을 뒤집어 보아야 한다. 곧 좀더 ‘삐딱하게’ 보아야 새로운 시심이 생기고 시상을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시인들은 모두 그랬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나비 한 마리로 생각하며 거슬려 나뭇가지에 올라가 피려고 한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떨어진 낙엽 나뭇가지에 올라 다시 피려하네(落梨花)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자는 지포(止浦) 김구(金坵:1211~1278)다. 위 한시 원문을 번역하면 [멀리 날고 춤추면서 날아 가다가 되돌아와 / 거슬러 불다가 다시 나뭇가지에 올라와 피려고 한다 // 무단히 그 한 조각이 실그물에 와서 끈끈히 붙으니 / 그때 살펴 보니 거미가 나비를 잡으러 오네]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배꽃이 떨어지다. 또는 배꽃과 거미]로 번역된다. 시적 감흥과 착상을 새롭게 하고 있는 시문을 대한다. 떨어지는 낙엽을 본 후에 착상을 갖게 되면서 낙엽이 죽어 떨어진다고 하지 않고 다시 살아서 나뭇가지에 붙을 것이라는 착상이다. 여러 가지 색깔을 터뜨리려고 한다는 착상을 하더니만 마지막에는 거미줄에 붙은 그 낙엽을 나비로 형상화하는 이중구도를 부리는 착상을 하는데서 시적인 배경이 된다.
 시인은 떨어지는 생명이 다해 떨어지는 낙엽이 멀리 날면서 춤을 추다가 다시 살아 가지에 닿는다는 착상을 한다. 멀리 날면서 다시 되돌아온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럴 리 없는 사실을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합리화해 버린다. 시적인 표현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고개는 끄덕여 진다.
 화자는 떨어지는 낙엽에 나뭇가지에 붙어 붉고 노란 꽃을 피우지 못하고 결국은 거미줄에 붙고 말았다. 그래서 이 모습을 이제는 단지 한 마리의 나비로만 보았을 뿐이다. 결국 나비가 거미에 붙어버리니 거미가 나비를 잡기 위해서 슬금슬금 잡으러 왔다는 멋진 시적인 착상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날다가 되돌아 와 나뭇가지 피려고 하네, 한 조각 실그물 붙은 거미 나비 잡으려네’라는 시인의 상상력과 밝은 혜안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작가는 지포(止浦) 김구(金坵:1211~1278)로 고려 후기의 문신이다. 어려서부터 시문을 잘 지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제주판관, 중서시랑평장사, 지첨의부사, 우간의대부를 지냈다. 신종, 희종, 강종, 고종의 실록 편찬에도 참여하였다. 작품에는 <북정록>, 저서에는 <지포집> 등이 있다.

【한자와 어구】
飛舞: 날며 춤추다. 翩翩: 가볍게 훌훌 흩나는 모양.. 去却回: 가다가 되돌아오다. 倒吹: 넘어져 불다. 還: 다시. 欲: ~하고자 하다. 上枝: 나뭇가지. 開: 피고자 하다. // 無端: 무단히. 一片: 한 조각. 粘: 끈끈하다. 絲網: 실 구물. 거미줄. 時見: 그 때 보다. 蜘蛛: 거미. 捕蝶: 나비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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