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는 부부관계, 부모와 자녀 관계, 조손(祖孫)관계, 형제자매 관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가족관계를 긍정적이고 역동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각 관계를 기준으로 한 가족관계 향상교육을 생각할 수 있다.
가족의 관계 중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결혼으로 형성된 부부관계다. 따라서 가족관계 향상교육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 부부관계 향상교육이며, 부부관계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부부관계 향상교육에서 우선되어야 할 점은 결혼과 건강한 부부관계의 개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는 전통적인 결혼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종래 전통적 결혼에서는 남녀의 엄격한 구분이 있었고, 결혼한 많은 여성들의 권리는 경시된 채 희생과 의무만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하였다.
이 때문에 여성은 가정에서의 역할과 비중에 비해 정당한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산업화 및 정보화를 거치면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여권(女權)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중장년 세대의 부부들 중에는 과거에 보아 왔던 부모 세대 결혼생활의 영향을 받아 남존여비의 유교문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과거 세대와 유사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과거 전통적인 결혼생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결혼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또는 바람직한 부부관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거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록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몰라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결혼과 건강한 부부에 대한 개념과 올바른 인식이 없고 그 방법론을 모르는 부부들중에 부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 갈등이 악화되어 결국 이혼에 이르는 사례가 많다.
부부가 파경을 맞아 이혼하게 되면, 이혼하는 부부 당사자, 자녀와 부모, 형제자매 등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입을뿐더러 이혼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가정이 건강해야 하고, 가정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건강한 사회를 이루고 이혼에 따른 정서적, 사회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세대별 특성을 고려해 결혼한 분부에 대한 관계상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예로 부부교육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에게 배우자에게 편지를 쓰게 하고, 배우자에게 감사한 점과 미안한 점 각 열 가지, 같은 점과 다른 점 각 열 가지를 작성하는 과제를 하게 한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전 연애할 때는 편지를 잘 쓰지만 결혼 후에는 편지를 쓰지 않고 생활하다가, 모처럼 배우자에게 편지를 쓰는 과제를 하면서 연애 시절의 감정을 되살리게 되고, 배우자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으며 부부로서의 정서적 친밀감을 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향후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부부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결혼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데, 이때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부부들도 있다. 부부교육에 참여한 많은 부부들은 혼기가 차고 감정적으로 끌리는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서 결혼식을 준비하고 친지와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지만, 막상 부부가 된다는 것의 의미와 부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의 기준과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 갈등하면서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결혼식은 열심히 준비해서 성대하게 치렀지만 결혼 자체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준비를 하지 못하고, 남편과 아내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가르침을 받거나 배워 본 적도 없이 결혼한 것이 결국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부부로 살면서 지혜롭게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혼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드물 것이다. 부부가 이혼을 생각한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적인 결혼생활에서 부부 사이에 견디기 힘든 갈등과 마찰이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결국 건강한 부부와 건강하지 못한 부부의 차이는 갈등을 대처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갈등을 지혜롭게 극복하면 갈등 이전보다 더 건강한 관계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반면,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별거나 이혼에 이르게 된다.
부부교육은 결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을 이해하고, 부부의 갈등을 해소하는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며, 부부의 역할을 서로 잘 감당하게 함으로써 결혼한 부부들의 결혼만족도를 높이고 이혼율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이다.
실제로 이혼을 결심한 부부가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부부교육에 참여했다가 이혼 결정을 철회하고 다시 결합하거나, 이혼소송 진행 중에  교육을 받은 다음 이혼소송을 취하한 사례도 있다.
교육을 마치면서 '우리 부부가 그동안 왜 그렇게 갈등하고 싸웠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라거나, '부부교육 이후에 가정의 행복을 찾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억에 남은 드라마 `고백부부`장면에서 주인공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우린 지금 이곳에 있지 않아도 되었을까?”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혼자서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건 경청인 것 같다.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이 어떤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대화해 본다면 조금이라도 안 좋은 상황은 많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일방적인 진심표현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경청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dlalfk06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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