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1> BIFF, ‘글로벌한영화제로 재도약선언

부산국제영화제가 작년에는 정상화’, 올해는 재도약을 기치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영화제는 지난 2014년 세월호 구조문제를 지적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상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다이빙벨상영을 반대하며 영화 단체들이 보이콧 선언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재도약을 위한 올해 가장 큰 변화는 해운대 해변의 비프빌리지 무대를 영화의전당으로 옮긴 것. 태풍 피해로 인한 이유도 있지만 쾌적한 환경 제공과 영화제 공간 구성 전략을 꾀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분산됐던 행사를 영화의전당으로 집약했다. 향후 조성될 월드시네마 랜드마크영화의전당광장을 연계해 센텀시티 시대를 새롭게 열 예정이다.

이밖에도 시민과 함께 영화로 소통하는 축제를 테마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비프를 진행했다.

또한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하녀’,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등을 상영해 향수를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의 영화 더 킹, 헨리 5는 예매 시작 121초 만에 매진됐다. 영화의 주연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내한도 화제가 됐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를 위한 영화제라며 영화 또한 그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글로벌한 영화제 자리 잡고 미래의 위대한 감독을 만드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총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초청됐고, 이 중 세계 최초로 공개된 '월드 프리미어'는 장편만 97편이다.


'봄봄' 리지 감독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2> '봄봄' 리지 감독 인터뷰

올해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영화 봄봄은 리지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다.

그의 이전 작품으로는 23분짜리 단편 1, 촬영감독으로 참여한 20분짜리 단편 2, 영화사에서 제작한 5분짜리 단편 9개 정도가 있다.

 

소시민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

봄봄은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1980년대에 태어난 주인공 다촨은 공장에서 수리공으로 일한다. 그는 임신한 아내와 평범하게 살고 있다. 그러다 도시의 공장들이 문을 닫으며 다촨도 다니던 공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는다. 다촨은 새벽녘 공장에 두고 온 휴대폰을 찾으러 갔다가 도둑 소동에 휘말려 누명을 쓴다.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된 다촨은 도둑을 잡으려 노력하다 실패하고 도시를 떠나게 된다.

이 영화는 201814, 가장 추운 기간에 14일 동안 촬영했다. 이후 1년 동안 편집을 거쳐 완성됐다.

리지 감독은 영화에 대해 고향과 주변인이 영감의 원천이라며 중학교 동기가 일하는 공장에 도둑이 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 또한 실제 도둑이 들었던 공장에서 진행됐다.

리지 감독은 영화 촬영 당시 그 공장이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다생산을 멈춘 공장에 기계를 정비하는 인부 2명만 출근했다고 회상했다.

 

현실을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영화 속 배경인 중국 동북부 치치하르시는 실제로 경제중심지라는 영광을 누리다 공장들이 폐업하고 인부들은 실직했다. 현재도 남아있는 청년층이 많지 않다.

리지 감독은 영화가 실제 도시 상황을 바탕으로 쓰여진 만큼 최대한 현실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그 노력은 실제 일상 같은 대사에 잘 드러나 있다. 또한 영화에 사운드를 삽입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리지 감독은 영화가 우리가 처한 현실과 비슷하고 생각해 사운드를 넣지 않았다영화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이 나오는 2개 장면에만 음악을 삽입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를 비롯해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의 주제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터데이 애프터눈'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3> ‘세터데이 애프터눈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 인터뷰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이 영화 세터데이 애프터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3번째 참여를 이어갔다. 이전에는 3의 인생텔레비전으로 참여했다. 특히 텔레비전은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터데이 애프터눈은 방글라데시의 현 상황에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2016년 다카의 한 카페에서 발생한 인질테러 사건을 기반으로 창작됐다.

 

영화는 테러리스트 집단에 점령된 식당의 비극으로 시작된다. 테러리스트는 방글라데시인만 남기고 모두 죽인다. 만삭의 외국인이나 방글라데시를 위해 일한 NGO단체인, 사업가나 쿠란을 외우지 못하는 방글라데시인도 죽였다.

그러다 살아있는 인질들 중 인도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테러범들은 인도인을 가리는 과정과 죽음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일기도 한다.

결국 한 방글라데시인 남성의 희생으로 인질들은 무사히 식당을 빠져나가고, 테러범들은 죽게된다.

 

짜여진 틀 벗어나고파

감독은 영화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원테이크로 촬영했다. 원테이크는 촬영의 시작과 끝까지 장면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하는 기법이다.

감독은 각본을 쓸 당시부터 원테이크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촬영이 시작된 후 원테이크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감독은 특히 가장 어려웠던 것은 사람들의 좌절감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였다장면을 나눠 촬영하다보면 리얼리티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관객들이 영화 속에 있는 것 같은 숨 막히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원테이크 촬영은 3번 만에 성공했다. 쉬운 작업이 아니었기에 감독은 촬영을 담당한 스테디캠 기사가 도망가는 꿈까지 꿨다는 후문이다.

 

테러리스트의 죽음 무의미해

영화 속 한 테러리스트는 인질로 잡힌 노인과 인연이 있었다. 어린 시절 노인의 집 마당에서 뛰놀던 아들친구였던 것. 노인은 그에게 우리가, 사회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며 눈물을 보인다.

이에 대해 감독은 테러리스트 집단에 들어가게 되면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일이 첫 임무다테러범이 노인의 눈물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추억에 졌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독실한 수니파 무슬림인 한 인질이 희생한다. 이로써 다른 인질들과 인도인은 살아남는다.

희생자는 자신이 배운 무슬림 교리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말한 후 죽임을 당한다. 이후 테러리스트들도 경찰에 죽게 된다.

테러리스트들의 죽음 과정은 장면이 아닌 소리로만 표현했다.

이에 대해 감독은 관객들이 테러리스트들의 죽음을 보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길 바랬다영화 속 테러리스트의 죽음은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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