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 라 (미술치료사, 재활심리박사 수료)
이 미 라 (미술치료사, 재활심리박사 수료)

책을 읽고 독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작하는 계기로 도움이 될 책이며 인생의 고통과 전제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로 행복한 삶의 열쇠라는 공감을 선사하는 책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맞는다면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행복이다. 그렇다면 행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나를 포함해 현대인들은 성공이 곧 행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들 성공하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한다. 여기서 성공의 의미는 다른 말로 하면 출세를 하거나 부자가 되는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공은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라는 통념이 존재한다. 과연 가지고 있는 돈의 양에 비례해서 행복의 크기도 증가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1937년부터 지금까지 약 72년에 걸쳐 성인의 평생 발달에 관한 최장기 종단연구인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의 결과이다. 이 책은 이 연구결과물을 바탕으로 연구의 책임자였던 정신과 전문의 조지 베일런트가 들려주는 행복의 조건이자 건강하게 나이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에 따르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관문을 지나야 한다. 첫째는 긍정적 노화. 이것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성인의 여섯 가지 발달과업이다. 저자는 인간이 유년기에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며 성인이 되어서도 발달한다고 말한다. 위 연구도 이런 이론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성인이 이루어야 할 발달과업은 정체성, 친밀감, 직업적 안정, 생산성, 의미의 수호자, 통합등의 여섯 가지다. , 자기만의 생각, 자기만의 가치, 정치적 견해, 열정, 취향 등을 가지되,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에게까지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일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다음 세대를 헌신적으로 지도할 만한 능력을 갖추며, 과거의 문화적 성과를 대변하고, 과거의 전통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단체나 조직, 모임을 이끈다. 아울러 지혜를 통해 죽음 앞에서 생명에 대해 초연해져야 한다.

두 번째는 건강하게 나이 들기. 건강이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개인이 느끼는 심리적 주관적 건강도 중요하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서 필요한 것이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평생교육, 안정적인 결혼 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등의 7가지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이 성숙한 방어기제다. 이는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성숙한 방어기제에는 승화, 억제, 예견, 이타주의, 유머등이 있다. 반면 미성숙한 방어기제로는 투사, 분열증적인 환상, 수동 공격성, 행동화, 건강염려증, 해리등이 있다. 그리고 이 중간에 신경증적 방어기제로써 대체, 억압, 고립, 반동형성등이 있다. 나는 이 3가지 방어기제가 혼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미성숙한 방어기제가 조금 더 비중이 커 보인다. 나의 노년이 암울해진다는 의미인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조금씩 심리적으로 성숙해지도록 노력해야겠다.

통계를 보면 50세를 기준으로 7가지 중 5~6가지를 갖춘 106명 중 50퍼센트가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하게살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들 가운데 불행하고 병약한이들은 7.5퍼센트에 그쳤다. 반면 50세에 3가지 이하를 갖춘 이들 중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4가지 이상의 조건을 갖춘 사람보다 80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3배 높았다.

세 번째는 품위 있게 나이 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보살피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몸이 아플 때면 의사를 찾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자율적으로 해결한다. 유머감각을 지니고 삶을 즐길 줄 안다. 아울러 과거를 되돌아볼 줄 알고 다음 세대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오랜 친구와 계속 친밀한 관계도 잊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47세까지 형성한 인간관계가 이후 생애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다만, 행복과 불행, 건강과 쇠약함 등은 단지 신의 뜻이 아니라 사람이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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