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 어르신의 하루는 3년 전부터 달라졌다. 눈을 뜨면 미지근한 물 한 컵을 비우고, 부지런히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찌개를 끓이고, 나물을 무치고, 어떤 날엔 생선을 굽는다. 먹다 남은 찬밥과 반찬이 아닌 나를 위한요리다.

요즘은 지난번 고혈압 진단으로 최대한 식단에 신경 쓰고 있다. 잡곡밥을 짓고, 육류를 줄이고, 국의 간도 심심하게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식사 후에는 쉬엄쉬엄 집안일을 한다.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만, 손닿는 만큼만 정리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시계를 보니 운동을 하러 갈 시간이다.

겨울바람에 옷을 단단히 껴입고 집을 나선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곳이라 발걸음이 자연스럽다. 입구에는 안마의자에 몸을 맡긴 친구가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 찌뿌둥한 몸 먼저 풀어줄까 싶어 옆 자리에 앉았다.

10분가량 안마의자를 이용하고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점심시간이 된다. 내일을 기약하고 나오는 길, 간호사가 내일은 혈압측정 하는 날이라 알려준다. 내일은 건강차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는 날이라 조금 더 일찍 나와야 할 것 같다.

△지역주민들의 건강 관리를 돕고 있는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의 수호천사 6인
△지역주민들의 건강 관리를 돕고 있는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의 수호천사 6인

첫 건강생활지원센터

백세시대 기틀 마련

지난 1999년 광영진료소가 농어촌지역 보건기관 구조 조정으로 폐지됐다. 이후 주민들의 불편함 호소가 잇따랐다. 이에 정현복 시장은 20여년 동안 상대적으로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소외지역이었던 광영동 주민의 오랜 숙원 사업 해소를 위해 나섰다.

정현복 시장은 2014년부터 TF팀을 구성해 건립 부지 물색 주민 및 시의원과의 간담회 주민요구도 조사 지역대표 워크숍 기관단체와 의료기관 MOU 체결 등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사업계획서 제출 이후에는 보건복지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관계부처에 다각적인 경로를 통해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 결과 20151216,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16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센터는 국도비 6억원과 시비 7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13억원으로 광영동파출소옆 지상 3층에 연면적 663규모로 지어졌으며, 2017630일 개관식을 갖고 시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 치매예방교실 수업을 듣고 있다.

자체 프로그램 운영

건강관리 위한 검진

센터에는 주민을 위한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간호사, 영양사, 생활스포츠지도사 등 전문인력이 배치됐다. 또한 건강상담실 건강체험실 보건교육실 체력단련실 등을 갖춰 지역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매년 자체적으로 프로그램도 구성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고사리 손으로 완성한 작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고사리 손으로 완성한 작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올해는 겨울방학 어린이 운동교실 치매로봇 활용 치매예방교실 뇌건강 인지놀이 국선도 생활체조 요가 점핑 서킷트레이닝 영양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선도나 생활체조, 요가는 외부강사를 초청해 추진했다. 그밖에 새싹삼 만들기 등 주민힐링 프로그램은 재능기부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자원 연계로 광양평생교육개발원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강사를 따라 생활체조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건강관리를 위한 각종 검사들과 금연클리닉, 치매선별검사가 상시 운영되고 있으며, 건강보조기구들이 구비되어 있다.

유은자 센터장은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는 건강 백세시대에 부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다채로운 프로그램 개발과 지속적인 지역민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의 이용이 다소 부족해 아쉽다올해는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의 기능이 더욱 알려져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수업 현장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수업 현장

센터는 평일 9시부터 6시까지 이용가능하며, 법정 공휴일엔 이용할 수 없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797-4110~3)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센터는 지난해 소중한 지금 열정을 담다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노인건강증진과 주민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작품이 전시돼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광영매일시장을 방문해 생업으로 인해 병·의원 방문이 어려운 시장상인들의 건강검진을 도왔다. 이러한 찾아가는 건강지킴이서비스는 분기에 1번씩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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