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 중마점의 종소리는 언제나 반갑다. ‘딸랑경쾌한 소리와 함께 언제나 좋은 일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들은 모두 천사들이다. 기증천사, 구매천사, 활동천사들은 나이와 직업은 다르지만 이곳에서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기증천사는 내겐 필요 없지만, 누군가는 바로 쓸 수 있는 물건을 가게에 기증한다. 활동천사는 기증품을 분류하고 가격을 책정한 후 진열·판매한다. 진열된 물품 중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구매천사다. 이후 발생된 모든 수익금은 지역내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된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우경미 씨는 아름다운가게가 문을 열었던 2009년부터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어느덧 10년 넘게 가게를 지켜온 경미씨는 물품기증이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는 이유는 25명의 자원봉사자 덕분이라고 전했다.

봉사자들은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 경미씨와 함께 가게 운영을 돕는다. 하루에 4시간씩, 비어있는 시간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매장을 도와줘 감사할 따름이다. 그 덕에 더 많은 기부를 위한 노력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

지점 수익금은 지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많은 매출은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도움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다방면으로 물품이 들어올 수 있도록 외부미팅이나 행사들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것도 봉사자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경미씨는 아름다운가게를 통로삼아 물품을 기증하고 구매하는 천사님의 공도 크다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진행되는 2번의 정기 수입배분은 6희망나누기로 시작된다. 2년에 한번 씩 테마를 바꿔 운영되는데, 올해는 폭력피해아동을 위해 진행 될 예정이다.

설 명절 전에는 홀몸어르신이나 장애·다문화가정 등에 생필품보따리를 전달하는 행사도 이어오고 있다.

또한 1년에 한번 씩 개최하는 매장 오픈 기념행사는 함께 주최한 단체와 의논해 기부할 곳을 정한다. 55일 어린이날 행사 수익금은 본부지침에 따라 100% 장애아동을 위해 쓰이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전남본부가 진행한 아름다운 나눔학교에 참여해 저소득층 아이를 위한 겨울의류비용을 지원했다.

 

사람냄새 가득한 아름다운가게

경미씨는 대광교회를 다니며 아름다운가게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됐다. 문득 나도 한번 지원해볼까하는 생각으로 매니저 2차 모집에 지원했는데, 선정된 것이다.

그는 당시 피피티로 앞으로의 10년을 계획하는 과제가 있었다그 과제가 가장 큰 선정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앞으로의 10을 계획하며 경미씨의 삶은 더 단단해졌다. 아름다운가게가 인생의 전환점인 셈이다.

그때 계획한 10년이 흐른 지금, 그녀의 바람대로 아름다운가게는 동네 사랑방이 됐다. 동네 사람들은 굳이 물건을 구입하지 않아도 자주 가게에 들린다. 오가며 차를 마시고, 근황을 이야기하는 사람냄새 나는 공간이 됐다.

수익금으로 한 어르신의 집을 수리하러 갔을 때는 더 많은 나눔을 목표로 하게 됐다.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어르신은, 매출에 대한 생각을 뒤집어 놓았다. 어르신의 거주환경에 눈물을 참지 못했던 그때의 기억이 더 큰 꿈을 꾸게 만든 것이다.

이전까지는 재활용을 통해 환경을 살리는 목적이 컸다면, 이제는 더 많은 수익금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

 

△ 기증천사들이 기증품을 들고 방문한 모습
△ 기증천사들이 기증품을 들고 방문한 모습

판매 가능한 물품, 더 큰 나눔으로

아름다운가게는 구매한 물건을 담아가는 종이봉투까지 기증으로 이뤄진다. 집에 심심찮게 굴러다니는 봉투들도 누군가에게 필요한기증품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증품을 전달하면 기부영수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기증한 물품의 단가를 계산해 영수증이 발행되는데, 연말정산에 활용된다.

이는 기증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 제도지만, 오히려 질을 떨어뜨린 제도가 되기도 했다. 영수증 발급만이 목적인 사람이 재활용 되지 않는 품목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주로 입던 속옷이나 껍질이 부스러기처럼 떨어지는 가방, 고장 난 가전 등 폐기할 수밖에 없는 물품들이었다. 때문에 기존 40%가량 폐기처분되던 폐품목들은 무려 70%로 상승했고, 기증품 질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5년 전부터는 기증불가품목을 지정해 이러한 품목은 정중히 받지 않고 있다.

경미씨는 폐기품목은 아름다운가게 수익금으로 폐기처리 하기 때문에 전부 소화할 수가 없다쓰레기 처리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수익금은 취약계층을 위해 더 많이 쓰일 수 있다고 전했다.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는 이들이 가득한 아름다운가게는, 오늘도 경쾌한 종소리로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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