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스스로를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은 글이나 그림, 음악 등 예술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아를 찾고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은,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거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가 된다.

광영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백윤성(18) 학생은 자기표현수단과 감정해소법으로 힙합을 선택했다. 윤성 군은 ‘blumoon(블루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이모(emo) 힙합을 한다.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거칠고 강한 주제가 아닌, 우울함을 표현하는 장르다.

이모 힙합에 대해 설명한다면

2018년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록을 기반으로 한 힙합 장르입니다.

시초는 1987푸가지(Fugazi)’라는 록밴드로, 사회비판이나 저항정신이 아닌 감성을 노래했습니다. 이후 이모너셜 하드코어라는 장르가 등장, 더 감성적인 인디락 사운드가 더해져 이모 음악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모 음악은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변화하다 대중에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결국 하위문화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2014년 이모 음악의 색체를 가진 힙합이 등장했습니다. ‘릴 핍(Lil Reep)’‘XXX텐타시온(Xxxtentacion)’이라는 래퍼가 이 장르의 거두라고 불립니다. 노래하듯 뱉는 랩과 몽환적인 사운드, 음울한 분위기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시작하게 된 과정은

이전부터 나를 표현 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항상 원인모를 불안함을 느꼈고 그럴 때 마다 답답했습니다. 그 감정을 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힙합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순천을 오가며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어요. 멘토를 통해 멜로디 라인을 짜는 법과 전반적인 지식에 대해 알아가고 있습니다. 힙합을 하는 또래 친구들과 크루도 만들어졌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크루와 단체곡도 만들었어요.

시작과 과정에 있어 가장 큰 힘은 부모님입니다. 어린나이에 뜬금없이 힙합을 하겠다는 자식을 믿어줘 항상 감사해요. 힙합으로 성공하고 싶은 첫 번째 이유도 부모님이에요. 묵묵한 응원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곡을 만드는 과정은

떠오르는 주제가 있으면 바로 가사를 씁니다. 보통 30분 안에 초안을 쓰는데, 수정을 많이 합니다. 작가가 퇴고를 거듭하듯 더 좋은 표현을 위해서요. 이후 멜로디와 박자를 짭니다.

주로 사소한 불안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곡을 만듭니다. 그래서 가사는 주로 어둡고,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가 많습니다.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한 표현인 만큼 깊은 곳에 감춰뒀던 감정들이에요. 곡을 완성하면 불안했던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가식적이기 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요.

완성된 곡은 사운드클라우드라는 음악 파일 공유 사이트에 올립니다. 음악을 꿈꾸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웹 사이트에요. 제가 만든 음악도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어요.
 

앞으로의 목표와 한마디

실력을 계속 키워나가는 것을 꾸준한 목표로 잡았어요. 아직은 아마추어지만, 스스로 최고라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쌓고 인정받고 싶어요.

가장 가까운 목표는 대학교에 합격하는 거예요. 제 꿈에 당당해지고 싶어서요. 물론 아직 학업보다 힙합에 꿈이 있고, 대학생이 되고 싶단 생각은 없어요. 그래도 다음해에 고3이 되면 대학교에 지원할 겁니다. 이후 당당하게 합격증을 받고 원하는 길을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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