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현 태 광양서울병원 1소아과 병원장
김 현 태 광양서울병원 1소아과 병원장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 은 장염으로 고생하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장염은 크게 세균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나뉩니다.

 세균성 장염은 주로 여름에 발병하며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의 주요 식중독균들이 위생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조리되거나 더운 날씨에 쉽게 변질한 음식물 등에 오염되면서 인체 내로 들어와 감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반면에 바이러스성 장염은 대부분 소아․아동 및 청소년에서 발생(76.6%)합니다. 또한 바이러스성 장염의 월별 추이를 분석해 본 결과 가장 기온이 높을 때인 7~8월과 가장 낮을 때인 12~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에는 대표적으로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가 있고 이 둘이 전체 바이러스 장염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바이러스 장염은 음식물보다는 침 또는 대변 분비물을 통해 빠르게 전염되므로, 어린이집 등에서 주로 영유아들에게서 집단 발병하는 경우를 흔하게 보게 됩니다.
 

 

오늘은 바이러스성 장염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바이러스성 장염의 원인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로타바이러스 장염과 노로바이러스 장염 모두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료수, 음식, 손, 입, 대변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소량의 바이러스로도 전염이 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입니다. 특히 로타바이러스의 경우 공기 전파의 가능성도 있으며 장난감 등과 같은 딱딱한 물체에서도 수 주 동안 생존할 수 있어 물고 빠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 입을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3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기침, 콧물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나며 이어서 물만 마셔도 토하는 심한 구토 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상기도 감염의 증세로 오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심한 설사를 유발하는데 특징적으로 보호자들이 “분유가 소화가 안 되고 바로 나와요.”라고 호소하는 하얀 색깔의 설사로 최대 9일까지 설사 증상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시간에서 48시간의 잠복기를 가지며 주 증상은 구토와 설사, 복통, 오한, 근육통, 두통, 발열 등이 있으며 구토나 설사의 경우 그야말로 모든 내용물이 다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고 말할 만큼 고통스럽고 지속적입니다. 그나마 하루 이틀이면 대부분 증상은 완화되거나 길어도 5일 이내에는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다른 병원체에 의한 위장관염의 증상과 유사하여 임상 증상만을 통해 다른 위장관염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토사물이나 분변 등 검체를 통한 검사가 필요하며 면역효소법(EIA), 역전사 중합 효소 연쇄반응 검사법(RT-PCR), 전자 현미경과 면역전자 현미경을 사용하는 방법 등으로 바이러스 항원이나 특이 유전자가 존재하는지 확인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두 바이러스 모두 치료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며칠 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두 바이러스 모두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춰 치료합니다. 구토와 설사가 심하면 수액과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입원 치료가 필요하며 발열이 있다면 해열제를 투여하며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항생제 치료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로타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은 존재합니다. 백신에 따라 2, 4, 6개월 3회 또는 2, 4개월 2회 접종하시면 로타바이러스를 예방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접종은 현재 시행되고 있지 않아, 바이러스 장염에서 노로바이러스가 차지하는 부분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이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영유아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와는 달리 전 연령에서 감염을 일으키므로 주의를 요구합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로타바이러스 장염과 노로바이러스 장염 예방법은 무엇일까요?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이 있으니 꼭 예방접종을 하시고, 예방접종을 하였다 해도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행동 지침을 지켜야 합니다.

1. 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손을 매개로 이루어지므로, 철저한 손 씻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 교체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습니다. 손가락 사이사이는 물론 손등까지 골고루 비누를 사용하여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어야 합니다.
2.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어야 합니다. 음식물은 음식 재료의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이 되도록 속까지 충분히 익혀서 먹습니다.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끓여 마시도록 합니다.
3. 질병 발생 후 오염된 표면은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해야 합니다.
4. 질병 발생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와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합니다.
5. 환자의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하고 주변 청결을 유지합니다.
6.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동안은 음식 준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환자에 의해 오염된 식품은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 처리해야 합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유아뿐만 아니라 성인 또한 감염될 수 있으므로 위 예방지침을 숙지하고 잘 지키셔서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고생하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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