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자 광양더자연펜션 대표
이분자 광양더자연펜션 대표

광양더자연펜션4년차 펜션지기 이분자(54) 씨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매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다, 계절마다 해야 하는 작업도 만만찮다.

남편과 함께 이리저리 흩날려있는 낙엽을 치우고, 바람에 날려 한쪽 끈이 떨어진 천막도 손본다. 수영장 수질관리도 빼먹지 않는다. 물 순환 장치를 작동하고, 뜰채로 물위에 뜬 나뭇잎 등을 건져낸다. 객실관리는 기본이고 마당 곳곳에 머리를 내민 잡초도 뽑아줘야 한다. 이 모든 작업을 끝내면 어느새 반나절은 지나있다.

어쩔 때는 당혹스런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특히 며칠 전에는 풀을 뽑다 나나니벌에 쏘였다. 이맘때 땅에 굴을 파 집을 짓는 나나니벌은, 땅을 헤집는 분자씨가 못마땅했나보다. 3번이나 쏘인 분자씨는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에 놀라 달려온 남편도 나나니벌의 공격을 받았다.

결국 분자씨는 남편과 함께 데크에 드러누운 채로 119를 불렀다. 구급대원은 출동 전 통증이 너무 퍼지면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말했다.

이에 그녀는 오메 무서버라그래도 나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 보니 사망은 안하겄어요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이상과 동떨어진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펜션

분자씨가 광양에 거주한지 어느덧 30년이 다됐다. 주거는 광영동에서 중마동으로, 본업은 음료대리점과 슈퍼마켓을 거치며 바쁘게 살았다. 20여년간 운영하던 슈퍼마켓을 접고 분자씨 부부는 여유를 가지려했다.

그러다 여행할 때 마다 머물렀던 펜션들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경치와 조용한 산새, 차분하게 객을 맞이하던 펜션지기. 느긋해 보이는 펜션의 일상이 분자 씨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분자 씨는 여유를 기대하며 2017년부터 옥룡에서 펜션사업을 시작했다.

현실은 그녀가 꿈꾸던 이상과 달랐다.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할 것 같던 펜션지기의 하루는 눈만 감았다 뜨면 지나가 있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종일 펜션에 몰두해야 했다.

그러나 펜션이 아니더라도 늘 분주했고, 막연한 꿈을 이뤄간다는 생각에 행복하기만 했다. 4년차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뭐든지 싸드락 싸드락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손님 없을 땐 놀 수 있다 생각했는데, 계산 착오로 112달 바빠요.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지만,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생각지 못한 일은 뭐든지 부딪혀서 해결해야죠.”

 

복층 펜션 내·외부

광양더자연펜션에 머무른

전국 각지 따뜻한 이웃들

펜션을 운영하며 여러 지역의 사람도 많이 만났다. 그들은 얼굴에 여행 중이라 써 붙여 놓은 듯 표정부터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러한 여행객을 주로 만나다보니 분자씨의 마음도 풍성해진다. 입구부터 환한 표정으로 펜션이 너무 예뻐요하면, 판매용 아이스크림을 덥석 건넬 만큼.

펜션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가 방문한다. 친구 모임, 가족 모임, 학교 행사, 사내 연수 등 방문 목적도 다채롭다.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찾아오는 소소한 재미가 바라던 여유가 아니었나 싶다.

예전에 여수에서 가족모임을 하러 오신 분들이 생각나요. 전화로 어머님 생신이라 가족들이 많이 모이기로 했다며 큰 방을 찾으시더라고요. 마침 큰 방이 비어 안내해드렸는데, 펜션에 저희 몫의 회를 떠오셨어요. ‘친절한 응대에 감사하다면서요. 저에겐 당연한 일이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고맙다고 표현해주시니 어찌나 기뻤는지 몰라요

펜션 아래 계곡 풍경

요즘 분자씨의 최대 고민은 광양관광 활성화다. 광양이 누구나 여행오고 싶은 지역이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 코로나19로 전국이 잠시 주춤하지만, 곧 다시 정상화되리라 믿고 있다.

그때를 위해 지금 더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가려 한다는 분자씨. 그녀가 꿈꾸는 펜션지기 라이프가 더욱 단단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한편 광양더자연펜션에는 족구장, 수영장, 트램플린 등의 시설이 있으며, 특히 40평 복층에는 빔 프로젝트도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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