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숙 씨와 연년생 두 손주가 환하게 웃고있다.
서점숙 씨와 연년생 두 손주가 환하게 웃고있다.

서점숙 씨의 하루는 손주와 함께 시작된다. 연년생인 손주 두 녀석을 먹이고 입히고 놀아주다보면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 문득 거울에 점숙 씨의 모습이 비쳤다.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점숙 씨는 지저분해진 머리를 다듬기위해 미용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 점숙 씨의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우연한 웃음치료사의 길

서점숙(66)씨는 7년 전 머리를 정돈하기 위해 찾아간 미용실에서 웃음치료를 알게 됐다. ‘웃음치료사라는 직업은 유쾌하고 매력적이었다. 그녀는 양 손에 손주들의 손을 잡고서 무작정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점숙 씨의 수업 동기들은 딸과 비슷한 젊은 층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했기에 동기들을 따라가려면 무던한 노력이 필요했다.

그녀는 이제껏 살아온 경험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묵묵한 노력과 성실함은 언제 어디서든 빛을 발한다는 사실이다. 그 믿음 하나로 점숙 씨는 단 한 번도 강의를 빼먹은 적 없다. 손주들을 데리고도 지각, 결석을 달성한 노력은 자산이 됐다.

점숙 씨는 노력의 결실을 맺으니 나이 들어 뭘 할 수 있을까라는 판단은 섣부른 생각이란 걸 알게 됐다시니어에게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마음과 꾸준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좌우명 배워서 남 주자

이제 훌쩍 커버린 손주 대신 점숙 씨의 옆은 배움이 자리했다. 그녀는 7년 넘게 웃음 치료사로 활동하며, 장수체조도 배웠다. 보건소 장수체조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과 함께 한지 어느덧 3년째다. 더불어 웃음치료와 장수체조 등을 연계해 치매예방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배움은 끝이 없다. 7년 간 하나씩 취득한 자격증은 20개가 넘었고, 최근에는 전통놀이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를 계기로 중마동 32통 마을공동체사업인 주민들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점숙 씨는 노년의 공부가 값진 이유는 아무것도 아닌 나의 능력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라며 차곡차곡 쌓은 능력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자격증 과정이 있다는 소리만 들리면 일단 가서 들어본다몰라도 무조건 듣고 배우다 보면 내 것이 하나라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열심히 배워 남 주고 싶다는 점숙 씨는 더 알찬 나눔을 위해 현재 보드게임지도사 과정을 밟고 있다.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인생 2모작 좌우명처럼 그녀는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산다. 병채로통채로 공연단의 웃음치료사로 활동하기도 하며, 경로당과 요양원 등에 개인 봉사활동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그렇게 쌓아온 봉사시간만 해도 900시간이 훌쩍 넘는다.

점숙 씨에게 봉사는 나를 위한 봉사. 다양한 활동과 봉사를 시작한 후, 사람들은 얼굴이 밝아졌다는 말을 건넨다. 이상하게 나누면 나눌수록 점숙 씨의 얼굴이 활짝 핀다.

더불어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이전 같았으면 며칠 동안 끙끙 앓았을 일들도, 이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마음의 폭이 넓어지니 몸도 더 건강해진 기분이다.

그녀는 봉사야말로 행복을 되로주고 말로 받는 건강한 생활인 것 같다노년에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는 것 자체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 까지 배움과 나눔에 정진하고 싶다는 점숙 씨. 그녀의 길을 열렬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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