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터' 이용재 씨가 반려견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광양의 아름다움에 반해 20여년째 광양살이 중인 풍류가가 있다. 우연한 계기로 광양 백운산을 등반해 자연에 매력을 느끼고, 마로산성에서 바라본 광양읍의 전경을 마음에 담은 이다. 광양이 제일가는 보금자리라는 광양예찬론자이용재(60) 씨를 만나봤다.

경기도 성남이 본고향인 이씨는 40대 초반에 광양에 정착했다. 오로지 자연 하나만을 이유로 광양행을 선택한지라 친구들의 만류가 대단했다.

이씨는 친구들이 한창 나이에 왜 내려가냐며 극구 말렸다면서도 마음 설레게 했던 광양읍의 풍경이 계속 눈에 아른거렸다고 말했다.

당시 아파트에 거주하던 이씨는 보다 자연과 가까운 주거지로 주택을 선택했다. 광양의 지인에게 한옥과 마당이 있는 집을 알아봐 달라 부탁했고, 처음으로 본 한옥 집과 바로 계약을 진행했다. 바로 광양 출신 김종호 장관의 생가였다. 그렇게 속전속결 광양살이가 시작됐다.

출입구에서 바라본 도심의 터 전경

도심 속 작은 정원 도심의 터

이씨는 이사 후 2년 동안 집수리에 전념했다. 매일 하나씩 고쳐나가다 보니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이후 수리한 빈 방을 이용해 15년간 도심의 터라는 한정식 집을 운영했다. 현재는 막걸리와 전을 파는 주점으로 운영 중이다.

도심의 터 정원은 세월이 흐른 만큼 역사가 생겼다. 100년 된 감나무를 중심으로, 꽃과 나무를 하나 둘 심고 가꾸다보니 해마다 종류가 늘었다. 지난해 식재한 꽃들은 다음해 봄마다 새끼를 쳤고, 나무는 가지를 뻗어나갔다.

그는 정원은 질서라며 새싹이 많이 돋으면 옆집에 나눠주고, 키가 너무 크면 잘라주거나 자리를 옮겨줘야 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김정이 광양시블로그기자단
사진 출처 : 김정이 광양시블로그기자단

정원의 절구, 장승, 항아리 등 오래된 장식품들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장식품들은 전부 주변에서 수집한 것으로, 이씨의 애장품이다.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솟대도 있는데, 긴 장대 끝에는 오리가 앉아있다.

이씨는 정원과 어울리는 장식품을 직접 만드는 게 취미라며 예로부터 오리는 하늘을 날고, 물속을 헤엄치고, 땅을 거니는 신성한 존재로, 신들의 통로인 솟대 위에 다산과 다복의 의미로 새겨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기와집답게 도심의 터에는 솟을대문도 있다. 가마와 말을 타고 출입할 수 있도록 좌우 행랑보다 높게 설치된 대문은 이씨의 자랑이다. 현재는 소방도로에 맞춰 출입문을 따로 냈지만, 고옥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이씨의 집은 고옥의 전통미와 교관목, 100여종이 넘는 다양한 초화류가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1회 전라남도 예쁜 정원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 : 김정이 광양시블로그기자단
사진 출처 : 김정이 광양시블로그기자단

누구나 정원과 함께하길 바라

, 바다, 강이 어우러진 광양은 사계절 다른 매력을 뽐낸다. 이씨는 매해 계절에 감탄하며 자연과 함께하고 있다. 틈나는 대로 산을 타고, 발길 닿는 데로 동천을 거닐며 행복을 느낀다.

또한 20여년의 광양살이는 생활의 변화를 선물하고 가치관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게 됐고,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알게 됐다.

광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자식들만큼이나 자랑스럽다는 이씨는, 앞으로도 광양을 예찬하는 풍류가로 남고 싶다.

자연과 정원은 사람을 순하게 만들어요. 우울하고 불안한 부정적인 감정을 모르게 만들어주죠. 상상력을 키우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게하고, 활동적으로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정원을 가지고, 어느 집들이나 정원과 함께하길 바라요. 집집마다 저마다의 풍경이 있는, 살기 좋은 광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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