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경기 위축으로 기부가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하지만 15만 광양시민들의 기부행렬은 연중 내내 줄을 이어 저희들도 정말 바쁘게 돌아다녔던 2020년이었습니다.”

우리지역에서 연말연시면 누구보다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이사장 김재경) 직원들이다. 시민들의 기부는 연중 수시로 이어지지만 기부가 가장 많이 몰리는 12월, 1월은 복지재단 직원들에게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 이어진다. 기업과 단체, 향우회, 학교, 각종 동호회부터 개인들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부 동참은 복지재단 직원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한다.

하지만 2020년은 남달랐다. 연 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도 그 파동을 피하지 못했다. 광양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월 1일 광양시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2월 31일 현재 80번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 사태는 심각했다. 올림픽을 비롯해 전국 대규모 행사는 취소·연기됐으며 광양시 역시 각종 축제와 체육대회, 동문회, 이·취임식이 대부분 취소됐다. 뿐만 아니다.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업들은 물론,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경기가 위축될수록 가장 걱정되는 분야는 ‘기부와 후원’이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개인이나 단체 모두 선뜻 기부를 망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더욱이 지난 8월 유례없던 폭우로 수해피해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가중됐다.

김점현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 사무국장은 “1월부터 코로나 사태 소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올해는 예년보다 모금액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여느 해보다 힘든 2020년을 보내고 있어 모금액 감소는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분위기였다”고 지난 한해를 되돌아 봤다.

하지만 광양시민들은 위기에 똘똘 뭉쳤다. 남을 배려할 줄 알았으며,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나눔을 실천했다. 지난해 1~2월은 예년처럼 기부가 이어졌고 3월부터는 코로나19 예방과 극복을 위한 기부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3월 6일 덕진종합건설(주)(대표 김성은)과 ㈜시경레미콘(대표 정시화)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각 3000만원과 500만원을 복지재단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기업과 각 단체, 개인들의 코로나 위기 극복 동참은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학생들도 뜻을 모았다. 지난 5월 15일에는 마동초에 다니는 이원하·이시윤 남매가 복지재단에 쌀2포와 성금 4만원을 전달, 훈훈함을 안겼다. 이들 남매가 기부한 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부모들의 가정 돌봄 양육부담을 줄이는데 보탬이 되고자 지원했던 친환경 쌀이었다.

성금은 두 남매의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지원한 성금이어서 더욱더 의미가 컸다. 광양읍 슬기어린이집 아이들은 지난해 8월3일 고사리 손으로 모은 희망의 저금통을 복지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2020년은 특히 성금과 함께 손소독제, 마스크 등 코로나19 예방과 관련된 기부가 확연히 눈에 띄었다. 김점현 사무국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복지재단에 손소독제, 마스크, 생필품 키트 등 코로나와 관련된 기부가 많았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 나눔 운동을 펼치는 등 재난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수해피해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내 수해민을 돕기 위한 기부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진 것은 물론, 구례 등 타 지역까지도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는 광양시민들도 있었다.

김 사무국장은 “꼭 복지재단을 통하지 않더라도 수해피해지역을 돕고, 코로나 방역에 헌신하는 의료진과 공무원 등 방역당국에 음료수와 간식 등을 전달하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뭉클했다”며 “어려울 때 일수록 이웃을 돌아보는 광양시민들 특유의 응집력과 뛰어난 시민의식을 실감했던 한해였다”고 강조했다.

기부 문화 확산 결과, 2020년은 예년보다 모금액이 훨씬 늘었다. 사랑나눔복지재단 최근 5년간 모금액을 살펴보면 △2016년 18억8211만원 △2017년 18억9487만원 △2018년 20억5812만원 △2019년 20억9860만원 △2020년 26억16만원으로 지난해가 가장 많았다. 어려운 여건에도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지속된 기부문화와 설립한지 10년이 넘는 복지재단의 역할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점현 사무국장은 “많은 시민들이 복지재단을 믿고 코로나19와 수해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성을 모아주신 덕분에, 타 지자체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복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시민 여러분이 복지재단에 보내주신 꾸준한 사랑과 응원 항상 잊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안정되어 웃음과 행복 가득한 신축년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소망했다. 

한편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은  지역 내 기업 및 단체와 사회공헌사업을 매칭해 다양한 사회복지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지원 △차량 지원 △집수리 지원 △장학금 지원 △재능봉사단 운영 △소외계층 물품지원 △위기가정 긴급지원 △틈새계층 지원 △읍·면·동 사회보장협의체 지원 △사회복지 우수프로그램 지원 등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는 기존 지원사업을 유지하며, 코로나19 피해 소외계층 및 소상공인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시대 흐름에 맞춰 최신 IT기술을 접목한 선진화된 기부시스템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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