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수 '구운' 대표
신태수 '구운' 대표

언제 먹어도 맛있는 안주의 대표주자는 누가 뭐래도 꼬치구이다. 닭꼬치, 어묵꼬치 등 꼬챙이에 꽂힌 수많은 꼬치구이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맛있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무심코 지나가다 코를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에 홀린 듯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광양읍 칠성e편한세상 아파트 앞에도 마성의 매력을 가진 꼬치구이 전문점 ‘구운’이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곳은 당일 마련한 신선한 재료를 맛볼 수 있는 수제 꼬치구이집이다.

구운의 신태수 대표는 꼬치구이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꼬치구이 전문학교에서 꼬치구이 비법을 배우기 위해 일본어를 배우기도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실행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대신 원서를 구입해 공부하고, 해외 배송으로 전용 장비를 구입해 시골집에서 수련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구운의 꼬치는 파릇파릇한 야채들과 부드러운 닭고기, 달짝지근한 소스의 배율을 자랑한다. 냉동 재료를 쓰지 않아 맛의 기본을 잡고,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데리야끼 소스가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데리야끼 소스는 4L의 양을 만드는데 꼬박 6시간이 걸린다. 각종 야채와 닭고기, 간장, 설탕, 청주 등이 들어가는데 맛과 신선도를 위해 물은 한 방울도 넣지 않고 불을 붙여 알콜 성분을 날려 졸인다. 일본의 데리야끼 소스를 만드는 방식인데, 물을 사용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일단 물이 들어가게 되면 맛이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간장을 담글 때 옛날부터 묵혀온 ‘씨간장’을 한 국자씩 넣어 발효시키는 것처럼, 일본의 데리야끼 소스를 만드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꼬치에 소스를 바를 때 데리야끼 소스 통에 꼬치를 푹 담가 묻히는데, 소스가 줄어들면 새로운 데리야끼 소스를 부어준다. 그러면 기존의 소스와 섞이면서 점차 숙성되고 맛이 깊어진다. 집마다 직접 담근 장의 맛이 다르듯, 일본의 가게들도 각자 특별한 소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지진이 나면 소스부터 챙긴다’는 말이 있을 정돈데, 구운도 이런 방식으로 구운만의 소스를 가지고 있다.

또 다른 매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보통 꼬치는 양에 비해 다소 가격대가 높다. 그마저도 이미 만들어져 있는 냉동꼬치를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더욱 비싸게 느껴진다. 때문에 양껏 먹을 수 없어 아쉬운 음식이지만, 이곳에선 퀄리티 높은 꼬치를 착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신태수 구운 대표는 “나를 갈아 넣어 단가를 낮춘 셈”이라며 “모든 재료를 도매로 공수해 직접 꽂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 자리에서 굽는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날개 꼬치
날개 꼬치

구운의 시그니처 메뉴는 ‘날개 꼬치’와 ‘파닭 꼬치’다. 날개 꼬치는 닭의 날개 부위를 반으로 갈라 꽂은 다음 숯불에 굽는데, 바삭한 껍질이 식욕을 자극한다. 윤기가 흐르는 살코기는 부드럽고, 껍질은 바삭하고 고소하다.

파닭 꼬치는 대파와 닭 허벅지 살을 번갈아 꿰어낸 꼬치다. 불에 구운 대파의 향긋함이 고기와 어우러져 느끼함을 잡아주는데, 입으로 끝도 없이 들어가게 된다.

파닭 꼬치
파닭 꼬치

이밖에도 닭껍질 꼬치, 염통 꼬치, 은행 꼬치, 베이컨 팽이말이 등도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이드 메뉴로는 매일 새로 끓이는 어묵꼬치와, 먹태구이, 아귀포 구이, 치즈라볶이, 양념감자튀김, 튀김쥐포, 나가사키 짬뽕 등이 있다.

구운의 꼬치구이를 맛보고 싶다면 ‘광양시 광양읍서북2길 102’로 가면 된다. 오후 6시부터 1시까지 영업 중이며,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9시까지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신 대표는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더욱 맛있는 꼬치를 연구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구운이 동네 이웃들이 부담 없이 먹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