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기 발행인
황망기 발행인

민선8기 광양시의 첫 인사가 마무리 되었다. 인사가 끝나자 정인화 시장의 첫 인사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어떤 평가를 받든 공직사회에서의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다. 또, 모두가 만족하는 인사는 있을 수 없다. 승진이든, 전보든 인사는 완전한 제로섬 게임이다. 누군가가 만족한다면 누군가는 실망하게 마련이다. 민선자치 이후 공직인사와 관련,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의 하나는 이른바 보은인사, 보복인사 논란이다. 인사권은 선거직 단체장이 행사하는 가장 강력한 조직 통제의 수단이다. 그러다 보니 선거 때마다 공무원들의 줄세우기가 관행처럼 되풀이되고,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당선이 유력한 후보에게 줄을 대려고 안달을 한다. 또, 당선된 단체장은 인사권을 자신의 다음 선거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동안 광양시에는 6개월짜리 국장이 유독 많았다. 정년을 앞둔 공무원을 승진시킴으로써 해당공무원의 퇴임 후 자신의 다음 선거에서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분분했다.

 

정인화 시장은 자신의 인사원칙으로 경력과 능력을 조화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능력을 도외시하면 일을 하지 않게 되고, 경력을 무시하면 조직의 사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 시장의 분석은 맞다. 정 시장은 능력과 경력 중 굳이 우선해야 한다면 능력이라고 말했다. 능력을 통해 성과를 올린 사람이 인사에 있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옳다. 이는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기도 하다. 정인화 시장의 이번 인사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대목은 총무국장과 총무과장을 모두 광양출신 인사가 아닌 인사들을 기용했다는 점이다. 시장의 핵심 참모인 총무국장을 광양태생이 아닌 인사가 맡은 적은 없었다. 정년이 많이 남지 않고, 지역 연고가 크지 않은 인사를 총무국장에 기용한 것은 소신껏 민선 8기를 이끌어 갈 인사원칙을 바로잡으라는 시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임 2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신임 시장의 첫 인사에서 향후 4년의 인사 스타일을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랜 공직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조직의 특성이나 공직자 개개인의 성향을 완전히 파악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간 광양시의 인사에서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특정 지역에 대한 편중이나 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는 인사가 재연돼서는 안된다. 차제에 공무원 승진인사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명분으로 도내 어느 시군보다 긴 5급이상 공무원들의 공로연수 기간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광양시는 사무관 6개월, 서기관 1년의 공로연수 기간을 정해두고 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퇴직을 앞둔 공무원이 일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셈이고, 공로연수자 당사자 입장에서는 한창 일을 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정쩡하게 길게는 1년동안이나 반백수 생활을 해야 한다. 공로연수 기간을 1년이나 두는 것은 지난 세월 6개월짜리 국장을 양산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차제에 공무원 공로연수 기간을 조정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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