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아는 게임 중 눈치게임이라는 게 있다. 이 게임은 참여하는 사람의 수만큼 숫자를 정한 뒤, 한 사람이 한 번씩 숫자를 외치는 것을 원칙으로, 다른 사람과 동시에 같은 숫자를 외치거나 마지막으로 숫자를 외치면 패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대방의 눈치를 읽어가며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행위에 실패한 경우를 보면 ‘눈치게임에 실패했다’고 표현한다.

지난 25일 정인화 광양시장이 ‘시장님과 함께하는 톡톡 튀는 콘서트’ 행사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건배사와 함께 한 음주 및 노래를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 필자는 우선적으로 ‘정 시장이 눈치게임에 실패했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날은 광양시청 소속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이 있었던 당일로 유가족 및 공직사회가 충격과 슬픔에 빠진 날이기 때문이다. 

콘서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행사에 시장이 참석해야만 행사가 성립될 수 있었다는 것을 간주하면 정 시장의 참석여부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행사를 소화하는 과정이 문제였다. 정 시장은 이날 진행자의 질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임했다. 

몇 가지 질문이 오간 뒤 진행자는 이날 시민들을 위해 맥주와 치킨을 후원한 후원사를 소개했고, 급기야 정 시장에게 건배사까지 제의했다. 정 시장은 건배사와 함께 음주를 했고 또 진행자의 요청에 노래까지 불렀다. 이게 화근이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답답했던 시민들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판단이었을까? 아니면 앞서 이야기한 눈치게임에 실패한 것일까?

이유야 어쨌든 소속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당일, 시장의 이런 행동은 적절치 않았다는 여론에 무게가 실리기 마련이다. 예정된 일정일지라도 행사에 축소 참여를 하고 유가족을 생각해 조금 더 신중한 행보를 보였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공무원노조 게시판에서는 ‘불만 가진자들의 행태에서 비롯된 흑색선전이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하지만 모름지기 한 단체의 수장이라면 직원을 생각하는 배려 정도는 있어야 하겠다. 더구나 공인이라면 신중한 말과 행동은 필수적이다.  약속된 광양시민 다수를 위해 행사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닌, 자신의 행동이 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가를 살펴야  한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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