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기 발행인
황망기 발행인

최근‘촉법소년(觸法少年)’의 연령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었다. 갈수록 흉포화되는 소년범죄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성인범죄 빰 치는 수준의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적 처벌을 면제받는 것을 악용하는 소년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에게 적용되는 형법 제9조를 개정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강력한 처벌만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는 없다. 청소년들의 일탈이나 비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벌 보다 일탈이나 비행에 빠져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광양경찰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소년범죄 중 절도사건은 총 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절도사건 중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차량과 관련된 범죄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차량절도와 무면허 운전이 22건이고, 차량털이 범죄가 전체 절도사건의 40%에 해당하는 38건이나 된다는 것. 차량절도는 무면허운전으로 이어지고, 이는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차량털이 절도의 경우도 발생장소와 시간, 범행방법 등에서 특징이 있다. 차량털이절도 38건 중 21건(55.2%)가 밤 9시에서 새벽 1시까지 심야시간대에 집중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21건(55.2%)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털이 범행방법은 무작위로 차량손잡이를 잡아당겨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이나 차량의 열린 창문을 통한 시정장치 해제 등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범행한다는 것. 이를 토대로 볼 때 차량절도나 차량털이 범죄는 차량 소유자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차량 문을 제대로 잠그고, 차량 내에 자동차 키를 보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차량과 관련된 소년범죄의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내 차량 주차시 심리적 안정감으로 차문을 잠그지 않거나 차 키를 차량 내에 보관하고, 과도한 창문 개방 등으로 차량절도범행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주요 발생장소인 아파트 주차장의 자동차 문 잠그기, 사이드미러 접기 등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부른다. 또, ‘중2병’이라는 말도 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무다. 그렇지만, 어른들의 사소한 부주의가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을 자칫 범죄의 수렁으로 내몰 수도 있다. 특히, 청소년 절도사건의 경우 재범율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절도행위 중 발각될 경우 강력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은 상존하고 있다. 범죄에 따른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범죄의 수렁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는 환경 조성이다. 교육기관과 경찰, 민간기관까지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일탈이나 비행에 빠져드는 청소년들이 사전에 인지하거나 이용하는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청소년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해진다. 주변의 청소년들에 대한 어른들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그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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