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포마을은 백로하강의 명당을 품은 마을로 정면에 광영동을 마주하고 있다. 사진은 마을전경, 해안가, 마을회관, 김차연 공정비, 표지석 등이다.
선포마을은 백로하강의 명당을 품은 마을로 정면에 광영동을 마주하고 있다. 사진은 마을전경, 해안가, 마을회관, 김차연 공정비, 표지석 등이다.

선포마을은 망덕리 천왕산 언저리에 자리한 마을로 광영동을 정면에 마주하고 있다. 마을 앞 갯벌은 갈대와 어우러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재첩, 백합, 모시조개가 마을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신선이 살기에 알맞은 마을

선포마을은 약 270년 전에 진씨(陳氏) 성을 가진 이가 처음 이곳에 정착했으며, 그 뒤 성주배씨(星州裵氏)가 입촌하여 마을을 형성했다고 전한다. 

이 마을은 본래 섬포(蟾浦)라 했는데 두꺼비와 관련 있는 이름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문헌상 기록되어 전하는 내역을 참고하면 섬포(蟾浦)라는 이름을 오랫동안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후에 선동(仙洞), 선포(仙浦)라 불리었는데 이 마을이 주변 여건상 인적이 없는 지역이라 신선(神仙)이 살기에 알맞은 곳이라는 뜻을 담아 ‘신선 선(仙)’을 사용해 부르다가 선동(仙洞)으로 개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정 지명으로 ‘선창’이란 곳이 있는데 과거 포구가 형성되었던 지역으로 선포(仙浦)라 했으며 약 40년 전까지도 포구(浦口)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마을은 바닷가를 끼고 길게 펼쳐져 있으며 집들이 상대적으로 뭉쳐있는 안쪽 부근에는 1996년 준공된 마을회관이 있다. 

마을회관 바로 앞에는 김차연 공적비(金且連功績碑)가 있는데, 김차연은 마을의 숙원사업인 마을회관 준공을 위해 신축부지를 희사했으며, 이를 감사히 여긴 마을주민들이 같은 연도에 주민의 뜻을 모아 이 비를 세우게 되었다.

 

■새와 관련된 특정 지명

선포(仙浦)마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적이 적고 조용한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는 마을로 새가 살기에도 알맞은 곳이다. 

따라서 이 마을에는 새와 관련된 특정지명들이 남아있고 새들이 아직도 많이 살고 있다.

매봉은 선포마을 하구와 천왕산 사이에 있는 산봉우리를 말하는데, 5~10마리의 매가 수어천 하구일대에서 먹이를 구하며 오랫동안 살고 있다고 한다.

또 ‘부엉데미’는 천왕산 아래 골짜기에 위치한 바위더미인데, 산 모양이 부엉이 형국이고 게다가 산세가 험해 부엉이로서는 안전지대여서 5~8마리의 부엉이가 서식하고 있다. 

또, 여수골이란 지명이 있는데 천왕산 아래에 옛날 여수(여우)가 많이 살았다고 전한다.

한편 선포(仙浦) 입구에는 백로하강(白鷺下降) 명지(名地)에 대한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남원, 구례 등지에서 홍수에 휩쓸려 죽은 남자시체가 떠내려와 이곳 주민들이 의논 끝에 떠밀려 내려온 장소, 즉 선포입구의 백로하강이 되는 명지에 시체를 매장해 주었다고 한다.

명당지에 묘를 조성한 결과가 되어 그 죽은 사람의 자손들이 잘살게 되어 그들이 수소문 끝에 매장된 곳을 찾아와 석물인 비석을 세우게 됐는데 그 이후 부터는 자손들의 가세가 기울어져 망하게 됐다고 전한다.

그 이유는 백로가 날아가는 형국인 묘역에 무거운 돌을 얹은 꼴이 되어 백로가 날지 못하고 길을 잃은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후에 자손들이 이를 알고 그 석물을 뽑았다고 하며 현재 그 묘 아래쪽에는 뽑아버린 석물이 묻혀있다고 전해져 온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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