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마을은 중대천을 사이에 두고 구례군 간전면 거석마을과 마주하고 있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마을전경, 하천교, 바위에 그려진 매화, 남도대교, 마을회관 순이다.
하천마을은 중대천을 사이에 두고 구례군 간전면 거석마을과 마주하고 있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마을전경, 하천교, 바위에 그려진 매화, 남도대교, 마을회관 순이다.

하천마을은 중대천을 사이에 두고 구례군 간전면과 마주하고 있는 마을로 다압면 끝자리에 자리한다. 경남 하동으로 이어지는 남도대교가 가깝고 구례와 경계를 이루는 하천교를 건너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마을이 나온다. 마을로 향하는 하천길 옆 바위에는 광양을 상징하는 매화가 새겨져 있다.

■마을이름의 유래

하천마을은 본래 광양현 동면(東面) 다압리(多鴨里) 지역으로 추정되며 1700년대 초기 이후에는 다압면에 속했다. 1789년경 호구총수에는 다압면 하천촌(下川村)이라 했으며, 1872년 제작된 광양현 지도에는 다압면 하천리(下川里)로 표기됐다.

하천마을은 1650년대쯤 유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 입촌하고 뒤이어 박씨, 김씨가 입촌해 마을을 형성했다고 전한다. 

마을이름은 문헌상 처음에는 하천(下川)으로 오랫동안 불려오다 1912년경에 하천(荷川)으로 변경됐다. 하천(下川)으로 쓴 사연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곳 하천이 다른 지역에 비해 그 길이와 규모에 있어 크고, 같은 하천을 공유하고 있는 구례 간전과 같은 한문으로 쓰기를 꺼려해 하천(下川)으로 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례 간전에서는 한수천(韓水川:한수내)이라 하지만 지도상에는 중대천(中大川)이라 하고 있음을 참고하면 한수내가 아닌 하수내(下水川)로 불렀고, 마을 이름도 그대로 하천(下川)으로 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 하천(下川)이 ‘하천(荷川)’으로 바뀐 사연은 이곳 내의 이름을 아름답게 쓰려고 연꽃 하(荷)로 고쳐 하천(荷川)으로 한 것으로 짐작된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마을에서 내려다보면 마을 앞에 흐르는 내의 군데군데 돌이 마치 ‘연꽃’모양으로 보여 하천(下川)의 이름을 바꿔 연꽃 하(荷)자로 써 하천(荷川)이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마을의 전설

하천(荷川)마을은 행정리상 다압면 하천리에 해당하는 마을로 한 개의 마을로 이루어진 리(里)라는 점이 특이하다. 본래의 마을 터는 현재의 위치보다 위쪽 즉, 마을 뒤의 ‘시루봉골’이라는 곳에 있었다.

시루봉골은 마을 뒤에 위치한 황새봉 밑 지선(支線)에서 조성된 산봉우리를 뜻하는데 시루같은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은 처음 터를 잡아 부자로 살았는데 마을을 지나던 어느 중이 이곳 지역에다 물레방아를 놓으면 마을에 복이 온다고 해 물레방아를 놓았더니 그 다음부터는 마을에 재앙이 들어 현재의 마을로 내려와 살게 됐다고 전한다. 

이는 중이 마을이 잘 사는 것을 시기해 ‘떡시루’에 물레방아를 놓고 찧으니 잘 될 턱이 없는 지세(地勢)를 이용한 모함이었다고 전한다.

마을은 중대천을 사이에 두고 구례의 거석마을과 마주하고 있는데, 작은 다리를 통해 왕래하고 있다. 

하천마을과 구례 거석마을 개울 사이에 ‘황장매기’ 또는 ‘황장평’이라고 불리는 상당히 규모가 큰 들이 있는데 구례사람들도 이곳에 와서 농사를 경작하고 있다.

개울을 따라 쭉 내려가서 마을 입구에 위치한 소(沼)에는 옛날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소가 있다.

양재생 기자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