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흥 남(前 한려대 교수, 문학평론가)
전 흥 남(前 한려대 교수, 문학평론가)

2026년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20%에 이른다는 통계를 보았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접하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우리 사회는 초고령 사회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OECD 국가 중 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제일 빠르다는 통계도 여러 면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이다. 일말의 불안감마저 스멀거린다.  

알려진 바와 같이 고령사회는 출산율 저하와도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젊은이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기피하게 되면 자연히 출산율은 저하되기 마련이다. 동시에 생산 노동인구도 상대적으로 줄어드니 그 사회의 역동성이 사라져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노인세대들을 폄하할 수도 없고 또 그러해서도 안 된다. 의학기술의 발전과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대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인간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면 축복이다. 이러한 세상을 위해 인류가 쏟아 붓은 노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될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화 민주화세대를 거쳐 고도성장을 이루기까지 기성세대 및 노년세대들이 일군 공을 도외시할 수도 없다. 

노년 세대들은 작금의 세태에 대해 나름의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애쓴 마지막 세대로서 ‘낀 세대’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보다는 이제 자식들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지혜로움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사는 삶을 위해서는 심신(心身)이 건강해야 할 것 같다. 자칫 무력감에 빠지거나 매사 의욕을 잃으면 본인의 삶의 질도 떨어지거니와 주변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건전하게 잘 관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러한 방안의 하나로 여가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노년세대를 위한 복지 및 학습의 기회도 많으니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도 복지관의 각종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성실하게 그 과정을 이수하면서 생활의 활력을 찾고 동시에 자긍심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하는 마음이 생겼다. 선배세대로서 모범적인 선례를 잘 만들어 가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더욱 밝고 건강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 및 주변 사람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려는 각고의 노력도 요구된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은 쉽고도 어렵다. 경험을 많이 겪은 세대로서 자칫 ‘확증 편향’의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점을 특히 경계해야 할 것 같다. 개인차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심한 경우 자신의 판단이 잘못된 경우도 인정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돌리면서 합리화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이렇게 ‘확증편향’의 현상이 보다 깊어진 경우는 그 폐해가 심각할 수 있다. 심지어 이른바 ‘과잉 확증편향’과도 연결될 수도 있어 지극히 우려스럽다. ‘과잉 확증’ 편향의 극단적인 예로는 종교적으로 종말론을 믿는 사람들이 예언된 종말의 시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믿음을 버리지 않는 것을 들 수 있다. 

‘확증편향’의 현상이 노년세대들에게만 있는 건 아니고 젊은 세대와 소통도 잘하고 생각이 젊은 노인들도 적지 않다. 다만 노년세대들이 이러한 점에 대한 경각심을 더 갖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사고의 유연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작금의 초고령 사회의 진입이 가속화되는 추세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세대로 편입되는 경향과도 맞물려 있다. 노년세대들이 퇴직 후 인생이모작을 잘 설계하면서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선배세대로서 모범적인 선례가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chn00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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