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기 발행인
황망기 발행인

2003년 7월 23일, 광양제일신문이라는 제호로 창간호를 내며 광양시민과 인연을 맺은 광양만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창간 20년을 맞는 2023년 7월은 극한의 호우 가운데 서 있다. 연일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 소식이 뉴스 화면을 장식하고, 인재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지하차도의 참사가 가슴 아프게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상시적으로 겪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따라서 비로 인한 피해를 마냥 천재지변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게 됐다. 철저한 준비와 대비만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늘 교훈은 사후에 떠올리게 된다. 자국민이 죽어나갈 때 국가의 최고지도자는 남의 나라 전쟁 걱정을 해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광양만신문이 창간되던 2003년 7월, 광양은 그 전에 발생한 태풍 루싸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었다. 2023년 7월의 기록적인 호우에도 별다른 피해없이 넘어가고 있는 것은 당시의 교훈에 힘입은바 크다고 하겠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도시화로 인한 개발 열풍은 불과 수개월만에 강산을 변하게 한다. 10년이 두번 지나는 동안 광양만신문 역시 큰 변화를 겪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광양만신문과 인연을 맺었다 떠났다. 그들 중 일부는 여전히 광양에서 지역언론에 종사하고 있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광양의 언론문화를 만들어 온 광양만신문의 역할은 분명 평가받아야 한다. 급변하는 언론환경 속에서 많은 시련과 도전이 있었다. 그 시련과 도전을 극복해 왔기에 스무 살 광양만신문은 여전히 광양시민 곁을 지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광양시민들의 광양만신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신문을 키워온 것은 지역의 역량이다. 특히, 제대로 된 지역언론문화를 만든 것은 언론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토양을 가능케 한 성숙한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광양만신문이 창간되기 전 광양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몇개의 지역신문이 명멸해 갔다. 창간과 폐간을 거듭하는 지역의 척박한 언론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지역신문을 만들어 보자는 각오로 출범한 광양만신문이 내건 구호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신문’이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우리’를 생각하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복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그래서 건강하다. 그리고, 사람간의 관계가 아름다워진다. 창간 20주년을 맞는 광양만신문의 화두는 여전히 ‘더불어 사는 것’이다.

지난 20년동안 광양만신문이 겪어 온 변화는 광양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광양의 사회 정치적 변화는 물론 산업지형의 변화도 광양만신문은 담아내 왔다. 철강과 항만 중심의 지역경제는 이차전지와 수소라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과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나 온 20년과 같이 광양만신문은 다가오는 20년, 그 이후도 여전히 광양과 함께 할 것이다. 광양만신문의 20년을 같이 해 온 독자 여러분과 광고주, 그리고 시민여러분의 성원에 거듭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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