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얼마 안 남았다. 조상을 섬기는 마음도 예전과 같지 않음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더욱이 젊은 세대는 선배 세대들과 확연히 다른 것 같다. 짐작하겠지만 작금에 이르면 덜하면 덜했지 더 하지 않는 세태로 변한 셈이다. 세상과 사회가 달라진 만큼 조상을 섬기는 마음도 예전과 다른 점은 당연한 측면도 있다. 더욱이 이런 세태를 탓하고 비판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조상을 극진히 섬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이는 단순히 음덕(陰德)을 받고자 함은 아닐 것이다. 부모님이나 윗세대로부터 이어져 온 관습의 영향이 제일 클 것이다. 또 21세기 첨단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가정의 무탈이나 평안함을 위해 조상을 섬기는 순수한 마음 자체를 탓할 건 못 된다. 작금의 세상과 사회가 하도 뒤숭숭하니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에라도 의존하고픈 나약한 인간(?)의 입장에서 조상의 보살핌이라도 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얼마 남지 않은 추석을 맞기 위해 벌초를 가는 즈음이다. 벌초나 성묘를 다녀오기 위해서 산을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말벌과 뱀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2년여 전에 필자도 생생하게 겪은 경험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필자는 2년여 전에 초가을 무렵 아내와 함께 순천 인근 텃밭 근처 산에 갔다가 아내가 말벌을 건드려 30여발을 쐰 적이 있다. 당시 놀랜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말벌이나 땅벌에 쐬이면 50여분 이내에 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당시에도 뉴스를 통해 들었던 터라 많이 놀랬다. 다행스럽게 아내는 벌에 쏘였어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알레르기 체질이 아니어서 무탈하게 치료를 마치고 귀가했다. 또 그런 일 겪은 후에도 특별한 후유증 없이 건강한 편이다. 결과적으로 무탈하게 넘어갔지만 그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만약 벌에 쐬거나 뱀에 물려 병원에 응급실로 바로 가도 드라마 영화처럼 긴급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병원마다 다소 차이가 있고 응급실의 상황도 감안해야겠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응급조치를 일사천리도 진행되는 것이 아닌 만큼 각별하게 주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칫하면 병원 응급실에 늦게 가서 글든 타임을 놓치거나 응급조치가 늦어지면 예기치 않은 불상사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무렵에 벌에 쐬이면 사람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 벌레나 독성에 찬 뱀에 물리지 않도록 장화를 신거나 벌레 퇴치 의약품 하나쯤 챙겨갈 필요가 있다. ‘별일 없겠지’ 하는 마음보다는 과하다 싶게 챙기는 습관이 예기치 않은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벌초하러 가기 위해서 필수품으로 예초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칫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필자도 텃밭을 가꾸다 보면 종종 예초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요즈음은 벌초도 전문적으로 처리해 주는 업체가 있어 과거에 비해 많이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직접 조상의 묘를 벌초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풀을 베는데 예초기처럼 효율적인 기계도 없다. 

그런데 예초기는 능숙하게 사용한 사람들도 순간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예초기는 단순해 보여도 상당히 예민한 기계다. 잡풀이 무성한 풀들을 베다보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마다 조상을 대하는 마음이 다를 수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조상을 섬기는 마음 못지 않게 안전을 잘 챙겨야 하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매사 건강과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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