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세 한국카메라박물관 관장
김종세 한국카메라박물관 관장

개인 박물관 중 가장 많은 소장품 보유 한국카메라박물관,

시대별로 카메라 변천사 볼 수 있어

이경모 선생은 여순사건과 6·25 한국전쟁 등 대한민국의 아픈 격동기의 순간들을 현장에서 직접 촬영하며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이경모 선생의 고향인 광양에 그가 남긴 카메라와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경기도 과천시에 소재한 한국카메라박물관은 건물 외형부터 카메라를 닮았다. 이 박물관은 개인 박물관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를 소장하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에 소재한 한국카메라박물관은 건물 외형부터 카메라를 닮았다. 이 박물관은 개인 박물관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를 소장하고 있다.

■ 카메라 렌즈를 닮은 건물디자인

개인 카메라박물관 중 세계에서 제일 많은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과천 한국카메라박물관을 찾았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 과천 서울대공원 정면에 위치해 있는데 누구나 건물의 외형만 보더라도 카메라를 연상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2000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개관했던 것을 2007년 현 위치로 건물을 신축해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와 과천시의 지원을 받게 된다.

새로 신축한 건물을 보고 카메라를 바로 연상할 수 있는 이유는 이 건물이 카메라 렌즈를 절반으로 자른 단면을 모티브로 삼아 설계됐기 때문이다. 건물 중앙에 반원이 있는데 이 부분이 렌즈 경통의 단면을 나타내고 있다.

중앙 반원은 흰색 구조물로 되어 있으며, 1935년에 생산된 독일 라이츠사의 밝기 F4.5에 초점거리 135mm인 헥토르 3군4매 렌즈의 단면을 디자인했다. 

또 상부에 조리개 모양과 후드의 모양까지 표현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건물의 전체모양을 보면 무한한 우주 공간을 촬영하려는 카메라의 단면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지하1층, 지상 1~3층으로 연면적 846㎡ 규모이며, 전시실은 지하1층, 지상 1~2층 총3개의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한국카메라박물관 1층에 전시된 각종 카메라들.
한국카메라박물관 1층에 전시된 각종 카메라들.

■ 특별 전시실과 상설 전시실

박물관 1층에 자리한 제1전시실은 카메라와 렌즈, 부속 기자재들을 테마와 이야기를 담아 주제별로 선정해 기획 전시하는 공간이다. 개관 이래 지금까지 10여 차례 특별전을 개최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개최한 특별전에는 군사용으로 사용한 군용카메라 특별전, 소형 일안 반사식 카메라 특별전, 옛날 사진 인화장비 특별전, 라이카 카메라 특별전 등을 개최했으며, 현재는 캐논카메라 90주년 카메라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전시물은 소장품의 10% 수준으로 미공개된 소장품들은 매년 2~3회 특별전을 개최해 순환 전시하고 있다.

한국카메라박물관 2층 내부 전시 모습.
한국카메라박물관 2층 내부 전시 모습.

2층에 위치한 상설전시실은 카메라가 처음 등장한 1839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단위로 카메라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대별로 카메라를 전시해 놓고 있다. 

제2전시실에 전시한 카메라만 500여대에 이른다.

카메라의 원조인 ‘카메라 옵스큐라’와 ‘루시다’ 그리고 ‘다게레오타입’ 카메라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카메라 발달사에 기여한 다양한 종류의 역사적인 카메라들이 연대별로 제원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지하에 있는 제3전시실은 사진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문화강좌, 체험학습, 사진 전시, 스튜디오, 암실 등 다목적기능을 위해 마련됐다. 체험 및 실습 프로그램으로 핀홀 카메라 만들기, 흑백사진 만들기, 입체 사진 만들기 등이 있다. 

특히 핀홀 카메라 만들기 체험 학습은 주로 초등학생 관람객을 대상으로 광학에 대한 원리와 사진원리 등을 핀홀카메라를 직접 만들어 제3전시실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직접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흥미를 높이고 있다. 이곳 제3전시실은 약 200㎡의 공간으로 명품 기획전을 비롯해 사진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캐논 카메라의 역사

현재 특별 전시실에서는 ‘캐논카메라 90주년 특별전’이 지난 9월 14일부터 12월 30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캐논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 모델을 생산했고 그 기술력도 세계에서 으뜸이라 칭하고 있다. 

캐논사는 1933년 11월에 설립됐는데 1934년에 필름 앞에 셔터가 장착된 일본 최초의 35mm 카메라 시제품인 콰논(Kwanon)을 생산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자체 광학 유리를 생산할 시설이 없어서 다른 회사의 렌즈와 포커싱 마운트 레인지파인더 등의 사용에 대한 협력을 받는다.

또, 카메라의 유통망도 없어 요미야 사진용품과 독점 계약하면서 등록상표인 Hansa를 사용하게 된다.

공동 개발에 따른 최초의 '한사 캐논(Hansa Canon)'은 콰논(Kwanon)을 기반으로 1936년 2월에 시장에 출시되면서 새 국면을 맞이한다.

이번 특별전시에는 1936년 2월에 첫 시판한 HANSA 캐논카메라 모델에서부터 휴대성을 극대화한 보급형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최신 디지털카메라까지 총 200여 점의 카메라 본체와 각종 렌즈, 주변기기, 산업기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시를 통해 캐논이 무에서 출발해 세계 최고의 광학기기회사로 성장하게 된 발전사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했고, 한국 캐논코리아로부터 일부 카메라를 대여하면서 기획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종세 관장의 사진사랑

한국카메라박물관은 3천여점의 카메라와 6천여점의 각종 렌즈, 그리고 유리원판 필름, 초기 환등기, 사진 인화기, 각종 악세사리 등을 합해 무려 15,000여점이 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카메라박물관이 개인 카메라박물관 중 제일 많은 소장품을 보유하게 된 것은 설립자인 김종세 관장의 헌신과 열정 덕분이다.

김종세 관장은 젊은날 아사히 펜탁스K2 카메라를 중고로 구매하면서 카메라의 매력에 빠져든다. 

그는 이후 취미로 사진동호회에 들어가 활동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자신이 들고 있는 아사히 펜탁스K2 카메라와 다른 제품의 카메라를 비교하면서 카메라 렌즈를 모으기 시작했다. 

김 관장은 1993년 이후 돈이 생기면 카메라를 사서 렌즈를 테스트하고, 외국에 나갈 기회가 생기면 카메라를 우선순위로 구입했다. 그는 영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영국의 경매에도 여러번 참여했으며, 베트남 호치민의 카메라 가게에서는 그곳에 있는 카메라를 몽땅 구입하기도 했다. 

김종세 관장이 전 세계를 돌며 카메라와 렌즈를 모아온 세월은 30여년이 넘는다. 

이러한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카메라박물관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 길 건너 국립 과천 과학관과 국립 현대미술관,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등이 인접해 있어 연계관람하면 사진과 카메라를 이해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카메라박물관 광양시에 건립된다면 그에 따른 장소 선정도 중요하다 하겠다.

양재생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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