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모 선생 기념관,   형태는 중요하지 않아… 신속한 건립이 중요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수 있는 곳이 있다. 제주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은 국내 최초 개인소장 자동차 박물관으로 세계 클래식 자동차 100여대와 300년 역사의 선율이 울리는 피아노 300대를 한곳에 진열하고 있다.

세계자동차박물관 전시관에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클래식한 자동차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다.
세계자동차박물관 전시관에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클래식한 자동차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다.
제주 세계자동차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명품 자동차로 알려진 대우 자동차도 전시되어 있다.
제주 세계자동차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명품 자동차로 알려진 대우 자동차도 전시되어 있다.
야외 전시관에 마련된 클래식 자동차 모습.
야외 전시관에 마련된 클래식 자동차 모습.

■세계자동차박물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자 인류의 꿈과 미래가 되고 있다. 

제주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에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전 세계에서 수집된 100여 대의 자동차가 있는데 박물관의 실내 전시장은 물론 야외전시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야외에 자동차를 전시하는 이유는 자연과 어우러진 전시를 하고 싶은 박물관의 의지다. 야외 전시라고 하더라도 값싼 자동차를 전시한 것이 아니라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공수해온 클래식 자동차들이 전시 돼 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로비관을 거쳐 전시장을 걸으며 시대별로 자동차를 관람할 수 있다. 

로비관에는 1952년 경주용으로 만들어진 ‘메르세데스 벤츠 300SL 걸윙’이 날개를 활짝 펼치며 박물관으로 들어오는 손님을 맞이한다.

이어진 전시관은 1~3전시관으로 시대 순으로 구분돼 있다. 제1전시관은 1900년대 초부터 1930년대까지의 자동차가 전시돼 있는데 고전영화에서 볼 법한 자동차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 자동차 산업은 포드가 개발한 대량생산과 여러 기술의 발달로 미국 브랜드 차가 처음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호황을 누렸기에 이곳에는 포드에서 출시한 자동차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

제2전시관은 1950년대까지의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박스형 자동차나 부드러운 곡선 형태를 지닌 자동차들 만나볼 수 있다.

제3전시관에서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명차로 꼽히는 벤츠, 벤틀리, 롤스로이스를 만날 수 있으며, 그 옆으로 한국 대우자동차에서 만든 초창기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피아노 박물관에는 300년 역사의 선율이 울리는 피아노 300대를 전시하고 있다.
피아노 박물관에는 300년 역사의 선율이 울리는 피아노 300대를 전시하고 있다.

■피아노박물관

세계자동차박물관은 2008년 개관했지만 피아노박물관은 그보다 한참 뒤인 2019년에 개관했다. 

피아노박물관은 같은 건물 2층에 마련되어 있는데 세계적 조각가 오퀴스트 로댕이 조각한 전 세계 단 하나뿐인 진귀한 피아노를 비롯해 베토벤, 쇼팽, 하이든 등 위대한 음악가들이 사랑했던 피아노의 특별한 스토리와 300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피아노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지휘를 하며 공연할 수 있는 복합음악체험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 음악이 전하는 무한한 감동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박물관에서는 전시된 자동차와 피아노 관람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초 어린이 무료 교통체험장과, 음악 체험 프로그램, 꽃사슴 먹이주기 체험, 곶자왈 숲 산책로 힐링로드를 통해 건강한 정서 함양에 힘쓰고 있다.

특히 어린이 무료 교통체험장은 아이들이 직접 운전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부모가 동승해 전기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도로 곳곳에 세계 유명 건축물 모형이 설치되어 있어 세계 여행을 하듯 기분을 낼 수 있다. 체험이 끝나면 ‘어린이 국제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어 자긍심까지 심어준다.

이처럼 제주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은 자동차와 피아노를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와 문화, 예술이 함께 공존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이경모의 유일무이한 기록사진

광양시는 사진작가 이경모 선생의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경모 선생은 1926년 광양에서 태어나 20세의 나이에 호남신문사 사진부장으로 보도사진 촬영을 시작해 약 55년 동안 대한민국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특히 해방이후 여순사건과 6·25 한국전쟁 등 대한민국의 격동기의 순간들을 현장에서 직접 촬영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그가 찍은 여순사건 사진들은 지역적 특수성과 급박하게 진행된 사건의 특성이 합쳐져 보도사진을 넘어 작품이 되고 있다.

이경모 선생이 찍은 사진들 중 역사적으로 유일무이한 기록사진이 많이 있는데 이 사진들은 사건의 진행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 줄뿐 아니라 일반 일반 시민들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고 희생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경모 선생의 사진 기념관이 필요하다는 데 힘이 실린다.

최근 여순사건과 관련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여순사건이 새롭게 재조명되면서 이경모 선생의 사진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이경모 선생의 아들인 이승준 씨가 정인화 광양시장을 만나 이경모 선생의 필름 자료 5만여 장과 이경모 선생 신분증 및 노트, 카메라 331점 등을 광양시에 기부했다. 이제는 이경모 선생의 기념관 건립에 관해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는 의견이 모아진다.

■이경모 기념관 추진 어떻게 되나

광양시는 현재 관광도시로의 재도약과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서 문화도시로 가기 위해 새로운 콘텐트를 발굴할 것이 아니라 ‘이경모’라는 콘텐츠를 사용하자는 지역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해 8월부터 내년 8월까지 이경모 선생 필름자료 등 기록화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용역이 이경모 선생의 기념관 건립과는 무관하다. 용역의 주된 목적은 기증받은 이경모 선생의 필름 자료 등을 분류·정리해 필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경모 선생의 사진에는 한국 격동기의 현장, 전국 각지의 풍경과 문화재 및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어 이에 대한 기록화 사업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시는 내년 8월까지 전체 자료순서를 고유하게 식별하기 위한 메타정보를 입력하고 그 이후 학술대회를 개최해 관련 사진들을 202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경모 선생의 아들인 이승준 씨는 “지금까지 긴 세월 많이 기다렸기에 하루라도 빨리 광양시에서 기념관을 건립해 줬으면 좋겠다. 기념관의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으로 기념관이 건립되기 까지 장소선정, 기념관의 형태, 건축 및 디자인 설계 등 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경모 선생의 작품을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가꾸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가 남긴 사진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그를 기억하는 공간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양재생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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