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기 발행인
황망기 발행인

인구위기라는 말은 오래전에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이는 지역소멸로 연결된다. 광양시는 전남도내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광양 역시 작금의 인구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농촌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탄식이 나온지는 벌써 30여년이 지났다. 올해 9월말 기준 광양시 등록 인구는 15만4,182명이다. 젊은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광양의 경우 자연적 요인에 의한 인구증가가 오랫동안 지속됐지만,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앞지른지도 오래 됐다. 매년 태어나는 아이들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 자연감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9월 말 기준 광양시 전체 출생아 수는 655명인데, 사망자는 704명으로 자연적 요인에 의한 인구감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해 진다.

금년 1월부터 9월까지 다압면은 단 한 명의 아기도 태어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다압면에서는 22명이 사망했다. 다른 지역이라고 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같은 기간 봉강면에서는 단 한명만 태어났고, 29명이 사망했다.

진상면은 출생아 1명에사망자가 45명에 이르며, 진월면은 2명이 태어났고, 40명이 사망했다. 태인동도 2명의 아기가 테어나는 동안 20명이 사망했으며, 옥룡면은 7명의 아기가 태어났지만, 사망자는 39명으로 인구의 자연감소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젊은 층들이 모여사는 도시지역의 경우 상황이 조금은 나아보이지만,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인구위기가 곧 지역소멸로 연결될 수 있음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구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하며 인구늘리기에 안간 힘을 쓰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연일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후계세대를 생산해야 할 젊은이들에게는 그닥 와닿지 않는다. ‘아이를 낳는 것이 곧 애국’이라고 해도, 출산이나 양육의 문제는 결국 당사자들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저출산의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미래에 대한 확신과 희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상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말이 있다. 젊은이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갖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때 저출산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아기를 키우면서 얻는 행복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출산과 양육은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라 행복하고, 더 많은 활력을 가져다 주는 인생의 새로운 전기가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구정책의 최우선순위가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 해법을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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