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기 발행인
황망기 발행인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내년 4월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광양시선관위는 오는 12월 1일 입후보예정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어 12월 1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 분위기는 점차 달아오를 것이다. 최근 민주당이 청년정책과 관련된 현수막 시안을 공개했다가 청년비하 표현이 들어있다는 거센 역풍을 맞고, 슬그머니 철회했다. ‘정치는 모르겠고, …’, ‘경제는 모르겠고,…’ 식으로 표현한 현수막 문구가 문제가 됐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정치의 영향 아래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기본 원리를 정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고, 좋은 정치는 우리 삶을 편안하게 만들고, 나쁜 정치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도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들이 직접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선거다. 선거를 통해 좋은 정치를 펼칠 지도자를 선택할 수도 있고, 우리 삶을 나락으로 이끌 나쁜 지도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 

모든 종류의 선거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선거를 통해 뽑힌 리더는 유권자들의 대표로 각종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따라서, 선거는 지역의 인물을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다. 마을 이장선거부터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는 법이 보장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되고, 그들의 권한행사는 일반 사람들의 삶의 양태를 규정한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겨냥한 입지자들의 행보도 분주해지고 있다. 

‘전부, 아니면 전무.’ 선거의 비정한 현실은 전쟁에 비유되기도 한다. 승자만이 기억되는 현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현실 속에서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기득권을 가진 세력들은 아예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후보들의 싹까지 자르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선거는 지역의 인물을 키우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역 인재의 씨를 말리는 또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지도자들의 화합과 원활한 소통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역 지도자들은 그들끼리도 잠재적 경쟁자들이다. 그러다보니 지역발전과 지역민의 행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이들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오랫동안 단체장과 국회의원의 당적이 다른  광양의 현실은 더욱 그렇다. 국회의원이나 시장의 목표는 같다. 그렇지만, 이들이 서로 협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설립된 후 최초로 지역 출신 사장이 취임했지만, 지역에 소재한 공기업 사장과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는 흔적도 찾기 힘들다.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인사의 손발을 묶으려 한다는 이야기들만 난무하다.

내년 4월 총선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것은 광양지역 경제계를 대표할 수 있는 광양상공회의소의 새 회장이 누가 될 것인가다. 현 이백구회장이 연임제한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기에 과연 누구 광양지역 경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상공회의소 회장이 될 것인가는 중요한 지역 이슈다. 차기 상의 회장 도전 의사를 밝힌 인사만 해도 4명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차기회장 선임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선보다는 추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서로 다른 특정 인사를 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치의 영역이 사회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인들의 대표를 뽑는데까지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다. 경제계 대표를 뽑는 것은 경제인들에게 맡겨야 한다. 경제계까지 정치판 편가르기에 끌여들여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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