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9년 만에 이장직을 내려 놓은 이가 화제다. 

진상면 이천마을 고영조(80) 씨는 지난 2005년 3월 마을이장으로 선출된 뒤 2023년 12월 까지 이장직을 맡아왔고, 2024년 1월 1일 이임식을 끝으로 이장직에서 물러났다. 19년 동안 이천마을의 손과 발이 된 셈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마을 주민들이 고영조 전 이장을 19년 동안 신임했다는 소리가 된다.

고 전 이장은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나 지금까지 이천마을을 지켰다. 그는 새벽 4시에 매일 기상해 아침일을 나가기 위한 채비를 했고, 시간이 날때면 동네를 한바뀌 돌아봤다. 이 마저도 그의 몫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그가 이천마을 이장을 맡으면서 한 주요활동은 금연마을 도전, 환경부 주관 우리마을 도랑살리기, 성가롤로 병원 의료봉사, 마을 공용 주차장 조성 등이다.

이로 인해 국회의원 표창, 광양시장표창, 전국이통장협의회 전남도지부 표창 등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혼자 사시는 노인 세대에 비료, 소금, 퇴비 등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가져다 드린 일”이라면서 “그 일이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뜻깊은 일이었고 추억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고 전 이장은 19년 동안 이장일을 무탈하게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자신을 밑어준 주민들과 아내를 꼽았다.

그는 “이장직을 맡게되면 여기저기에 해야 할 일들이 많고 외출도 잦을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잘 도와준 아내가 있어서 가능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고 전 이장은 54년간 진상·하동·옥곡·광양읍 5일시장에서 장사를 했으며, 감, 매실, 고사리, 벼 등 수천평의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다. 또 2005년부터 지금까지 광양읍과 옥곡 5일시장에서 ‘진상고씨상회’라는 간판을 걸고 건어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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