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흥 남(순천대 강사, 문학평론가)
전 흥 남(순천대 강사, 문학평론가)

올해 들어 2편의 정치 다큐멘터리가 연달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 초에 개봉해서 한 달 만에 <길 위의 김대중>, 2월 초 개봉해 열흘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건국전쟁>을 말한다. 두 작품은 민감한 정치 소재로 조심스럽게 언급되는 가운데 다큐멘터리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으로 화제이다. 요즈음 정치의 계절(?)인 점도 한 몫 했을 터, 다큐멘터리 영화는 대체로 5억 미만의 저예산으로 정치인을 다큐로 제작한 경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비교적 근래에 제작된 경우로는 <그대가 조국> <문재인입니다> <노무현입니다> 등도 있다. 

서두에 다큐를 얘기한 것은 영화를 소개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도 오는 4 ‧ 10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및 정치인에 대한 얘기들이 무성하다. 정치가 좋든 싫든 국민들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되는 만큼 정치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적 행보를 다룬 다큐 영화 「건국전쟁」이 세간에 회자된다고 해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떠올려 보았다. (김대중 대통령을 생애와 정치적 행보를 다룬 다큐 영화  「길 위의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다음에 언급할 생각임)

솔직히 필자는 여기서 이승만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 논할 계제는 아니다. 또 그렇게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더욱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평가는 진영에 따라 너무나 상반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알다시피 대한민국 건국 수립부터 초대 대통령에 이어 2.3대를 역임했고, 개헌을 통해 4대 임기 시작 전에 4 ‧ 19로 사임한 이후 하와이로 망명해서 노후를 보내다 1965년도에 별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우익 민주진영의 지도자로서 애국자, 아시아의 별, 청렴한 지도자로 칭송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다른 한 쪽 진영에서는 친일파 비호, 남북분단의 원흉, 한국전쟁 당시 한강철교 폭파 지시 등 지극히 부정적인 인물로 평가하기도  한다. 

여기서 어느 쪽이 더 사실에 입각한 공정한 평가인지를 논할 수는 없다. 다만 두 가지는 톺아볼 필요를 느낀다. 우선 건국 후 초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진영에 따라 평가가 너무나 상반되는 점은 안타깝다.  

그래서 우선 영화를 통해서라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었다. 물론 영화는 매체의 성격상 사실에 입각해 있지 않은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걸 당연시해서도 안 된다. 간혹 국민들 중에는 사극이나 다큐를 접할 때 시대적인 분위기가 유사하고 또 배우들이 당시의 인물을 실감나게 재연(再演)하다 보니 당시의 상황으로 오해할 소지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 틀에서는 어느 정도 사실에 부합해야 한다고 본다, 

두번째로 우리나라는 ‘대통령중심제’ 혹은 ‘대통령책임제’의 정부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대통령중심제는 대통령의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만큼 몇 차례 개헌을 통해 일부 권한의 분산 등 보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이 막강한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만큼 어떤 어느 대통령이 취임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은 영욕(榮辱)을 달리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돌이켜 보아도 자명하다. 해방공간의 좌우익의 대립과 혼란, 한국전쟁과 여순 10 ‧19, 그리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 1997년 IMF 외한위기 등 대한민국은 바람 잘 날 없는 시련과 역경을 마주해야 했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하면 자연히 국민들의 삶도 자연히 피폐해지고 삶의 질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실감나게 겪어 봤다. 이런 역경을 슬기롭게 헤쳐 나간 저력도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고 경제규모 면에서는 10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한반도는  여전히 북한의 핵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렇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되는 중대사를 포함해서 국민들의 삶이 좀 더 평안하기 위해서 국가지도자의 역할, 특히 대통령의 판단과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지난 역사를 통해 혹은 역사 속의 지도자의 삶을 통해서 오늘 우리네 삶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고 동시에 대한민국의 미래도 가늠해 보았으면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명언을 새겨 보고 싶은 즈음이다, 누가 정말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평안하게 할지 고민하게 하는 즈음이다. 

chn0075@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