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수 광양시의회 의원이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질문 시간을 빌려 교제하고 있는 여성을 향해 공개 청혼해 논란이다. 

청혼 발언에 앞서 양해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으나, 시민사회는 개인적인 일을 공식 석상 자리에서 이야기한 것 자체가 문제이며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의 행동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철수 의원은 지난 11일 광양시의회 제325회 임시회에서 1시간 가량 시정질문을 한 뒤 “우선 시의원 및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방송을 통해 시청하고 있을 시민들에게 사전에 양해의 말씀을 전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돼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두 달 전 한 여인이 제게 나타났습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기에 이 자리를 빌려 말하려 합니다. 영상으로 보고 있을 송**씨, 저와 결혼해 주세요”라고 했다.

박 의원의 발언이 이같이 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공무원 일부는 박수를 치면서 웃음으로 화답했다. 큰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축하한다는 반응과 놀랐다는 반응이 교차하면서 본회의장은 웅성거렸다.

또 박 의원은 저녁 식사시간을 이용해 이 여성을 만나 청혼에 대한 답변을 듣겠다는 뜻을 전했고, 시의회 의장은 본회의 마지막 발언에 앞서 “박철수 의원님 꼭 결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회의가 끝나자 박 의원의 행동은 물론 공무원과 시의회 의장의 발언·행동까지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시의회 본회의장을 찾은 김진환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개인적으로 청혼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에 대한 용기는 탓하지 않지만, 시의회 공개석상 자리를 빌려 사적인 발언을 한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회에서는 방청객들도 조용히 경청해야 되고, 박수를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되는데 참석한 공무원들이 나서 박수를 치며 웃으면서 의회를 모독했고, 시의회 의장도 이를 지적하지 않고 그대로 회의를 마쳤다”고 비난했다.

이날 청혼받은 여성은 광양시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노조 게시판에도 이에 대한 지적의 글이 올랐다.

한 게시자는 “시의회라는 공적인 장소에서 본인의 공개 청혼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웃고 넘겨야 할지 참 난감하다”면서 “앞으로 결혼을 앞둔 수많은 예비 커플들은 광양시의회 본회의장을 공개구혼 장소로 신청해도 무난하겠다. 근데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이날의 상황을 비난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박철수 의원은 “신성한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진정으로 잘못된 부분이다. 다만 의회를 모독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개인적인 욕심이 앞서면서 행동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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