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차가 뒤엉킨 모습은 올해 매화축제장에서 재현되지 않았다. 차없는 축제장을 도입함에 따라 관광객들은 여유롭게 섬진강의 정취를 즐길 수 있었다.
사람과 차가 뒤엉킨 모습은 올해 매화축제장에서 재현되지 않았다. 차없는 축제장을 도입함에 따라 관광객들은 여유롭게 섬진강의 정취를 즐길 수 있었다.

교통체증과 사유지 불법 야시장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제23회 광양매화축제가 전국적인 관심 속에 대단원의 막 내렸다. 올해는 유난히 희고 붉은 매화가 축제기간 내내 만발하면서 봄기운을 즐기기 위한 상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광양시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펼쳐진 제23회 광양매화축제에 누적 방문객 85만 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축제콘텐츠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매화축제가 예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광양만신문이 직접 축제장을 찾았다.

‘차 없는 축제장’ 구현

이번 매화축제에서 기존의 매화축제와 다르게 매년 볼 수 있었던 풍경이 사라졌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차 없는 축제장’이었다.

광양시는 올해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겠다는 각오로 안전하고 쾌적한 축제를 위해 ‘차 없는 축제장’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축제장 내 일반차량 진입을 완전히 통제하고, 둔치주차장에 주차한 후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했다. 

대형 버스는 섬진주차장 및 도사주차장을 이용토록 했으며, 셔틀버스는 평일 10대, 주말 12~15대가 무료로 운영됐다. 

지난해에도 셔틀버스가 운영되긴 했지만, 올해는 운행구간을 축제장까지 연장하면서 매화마을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게 됐다. 

둔치주차장~축제장 간 도보 유도를 위한 걷기 이벤트 등이 실시됐고, 차없는 축제장이 조성되자 교통약자 이동 차량 운영도 가능해졌다. 실제로 이번 축제장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

또 이번 축제에서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은 점도 눈에띘다. 

음식 부스에서는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제공했고, 사용한 그릇이나 컵 등은 종류별로 반납하도록 했다. 

광양시는 하루에 5만개의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으며, 다회용기 인증을 통해 광양 특산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깨끗한 친환경 축제로 안착케 했다. 실제로 다회용기 인증 부스를 운영한 (사)광양시관광협의회 인원은 쉴 틈이 없었다.

광양시는 이번 축제에서 다회용기로 전환을 통해 쓰레기양을 지난해보다 1/3 수준으로 줄였다.

올해 매화축제에서 주제관으로 운영된 4군자테마관도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매화축제에서 주제관으로 운영된 4군자테마관도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가지요금도 사라져

이번 축제장에서 사라진 건 일회용품뿐만 아니라 악명 높았던 바가지요금도 사라졌다. 해물파전이 1만원, 매실담아 광양도시락이 5천원, 닭구이가 5천원으로 판매되면서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에 인기를 끌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인기는 ‘매실담아 광양도시락’이었다. ‘매실담아 광양도시락’은 광양 매실장아찌에 달걀 프라이, 옛날 소시지, 무생채, 멸치볶음을 담아냈는데 그 크기 일반 도시락보다 커서 한명이 먹기에 넘쳐났다. 이러한 소문은 방송은 물론 SNS에 소개되면서 광양도시락을 사기위한 대기줄이 끊이지 않았다.

아울러 매실청을 가미한 매실하이볼, 광양불고기를 활용한 광양불고기꼬치, 재첩국 등 광양의 맛을 즐길수 있는 각종 먹거리 체험도 관광객의 호평을 받았다.

처음으로 유료 입장료 도입

특히 광양시는 이번 축제에 처음으로 유료 입장료를 도입했다. 다만 입장료 금액 전부를 축제 상품권을 제공하면서 축제장내에서 사용토록 했다. 축제장 유료화는 지역민과 관광객이 모두 만족하는 축제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다.

축제 기간 유료입장객은 약 14만 2천여명으로 약 7억 1000만 원의 입장권 판매수입을 올렸다.

또 이번 매화축제에서 보여준 차별화된 컨텐츠도 축제의 성공요소로 꼽힌다.

주제관으로 운영된 사군자테마관은 매란국죽을 표현한 시서화, 분재, 공예, 영상 등 4개 지자체 예술인들의 수준 높은 작품 전시가 돋보였다.

선진국 축제경영 방식인 후원자격을 활용한 ‘황금매화 GET’ 이벤트 등은 9개 기관, 총 4700만 원 후원으로 축제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섬진강 둔치에서 펼쳐진 유럽형 프리마켓 ‘리버마켓@섬진강’은 지역 청년 및 셀러들의 열정과 감각이 묻어나는 상품들로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다양한 체험행사는 축제 참여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매실음식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관광객들.
다양한 체험행사는 축제 참여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매실음식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관광객들.

사유지 불법 야시장은 숙제로

하지만 이번 축제에서도 교통체증과 불법 사유지 야시장 등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됐다.

축제장을 찾는 인파가 주말에 집중되면서 신원교차로 주변 교통정체가 여전히 발생한 것이다. 차없는 축제장 운영을 통해 축제장 내 교통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마다 반복됐던 신원교차로 주변 일대 교통체증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또 축제장 내 허가 부스와는 달리 축제장 인근 사유지에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천막이 말썽이었다. 

시는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이들을 단속하고 행정조치를 내렸지만 이들은 주민들에 대한 권리침해라 주장하며 축제기간에도 집회를 이어갔다.

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남도대교 방면 대형주차장을 조성한 후 양방향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차량통제 구간(신원~도사주차장, 섬진주차장~남도대교) 가내 영업 및 소상공인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불법 행위(농지·건축·식품 등) 합동단속 사후조치를 관계부서와 함께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광양시는 제23회 광양매화축제가 17일 폐막했으나 상춘객을 위해 24일까지 주차관리 및 교통지도 등 최소한의 행정지원을 연장할 예정이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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