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都懷古(동도회고) 이지 장일 장군과 재상의 정자 열고 자랑했건만 번화함 화려함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들에서 살구꽃 복사꽃 이슬방울 울리네. 四百年前將相家 競開臺榭幾雄誇 사백년전장상가 경개대사기웅과 只今繁麗憑誰問 野杏山桃泣露華 지금번려빙수문 야행산도읍로화신라의 옛터를 찾고, 백제의 옛터도 찾는다. 중국의 동북삼성지역을 가면 화려했던 고구려의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맥없이 무너졌던 역사의 뒤안길에서 우리는 그 원인이 무엇이었던가를 떠올린다. 중국 하남성인 낙양은 조선의 동경이자 금성이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에도
自寬(자관) 현보 이장용 만사는 한번 웃고 그만 둠이 마땅하니 하늘에 구하는 바 어찌 용납 하겠는가 나의 길 어떠한가를 기댈 필요 없다네. 萬事唯宜一笑休 蒼蒼在上豈容求 만사유의일소휴 창창재상기용구 但知吾道何如耳 不用斜陽獨依樓 단지오도하여이 불용사양독의루사람이 살다보면 어려운 일, 고달픈 일이 많다. ‘만사(萬事)가 그러려니’ 해 버린다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애타게 마음을 쓰고, 과거에만 집착하는 건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수평적으로, 긍정적으로, 발전 지향적으로 생각해 버리면 간단한 것을 우리는 늘 그렇지 못한 경험이 많이
聽蟬(청선) 금수각서씨 주렴을 걷었는데 매미 소리 들리고 물소리 맑은 소리 근처에 나는 구나 비 온 뒤 가을바람에 사람에게 기대보네. 捲簾高閣聽鳴蟬 鳴在淸溪綠樹邊 권렴고각청명선 명재청계록수변 雨後一聲山色碧 西風人倚夕陽天 우후일성산색벽 서풍인의석양천그림자를 보고 시상이 떠오르고, 물이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시심이 우러나왔던 모양이다. 시인은 비 온 뒤에 깨끗한 자연에 취하면서 자연을 시적 화자로 대치시키는 시상을 본다.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시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억지로 쓰려고 머리를 동여 멘다고
逍遙谷(소요곡) 무의자 진각혜심 대붕은 바람타고 수만리 날아가나 뱁새는 숲속에서 깃들어 만족하고 장단은 자적하나니 지팡이가 제격이네. 大鵬風翼幾萬里 斤鷃林巢足一枝 대붕풍익기만리 근안림소족일지 長短雖殊俱自適 瘦笻殘衲也相宜 장단수수구자적 수공잔납야상의장자의 제물론에 보면 소요유가 나오면서 붕정만리(鵬程萬里)라는 큰 뜻을 알게 한다. 작은 생각에 집착하기 보다는 큰 생각과 대담한 기상을 엿보게 한다. 조선 초 남이 장군의 담대한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이란 시문에 나타낸 기상도 접하며 큰 뜻을 이해하게 된다
耳(이) 쌍명재 이인로 비록에 귀 바퀴는 둘려는 있지마는 뚫림에 구멍에는 스스로 허명한데 길은 해기현국에서 송아지를 끌 것인가. 郭郛還繚繞 洞穴自虛明 곽부환료요 동혈자허명 日永夔玄國 誰將赤犢行 일영기현국 수장적독행우리 신체 중에서도 얼굴에 붙어 있는 눈, 귀, 코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어느 한 부위라도 그 작용이 부실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신체적인 장애는 물론 사회적인 활동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위 세 가지의 역할의 중요성이란 문제점을 갖고 오언절구로 은유적인 비유법을 적절히
東宮新帖子(동궁신첩자) 뇌천 김부식새벽빛이 모서리를 환하게 밝히고봄바람은 버들가지 싹트며 끝에서계인이 종쳐 알리니 집 문안을 드리네.曙色明樓角 春風着柳梢서색명루각 춘풍착류초鷄人初報曉 已向寢門朝계인초보효 이향침문조요즈음 야행성 문화가 만연하고 있는 것을 본다. 결코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겠지만 하루의 시작은 아 무렴해도 이른 새벽이 제일인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공부 가 잘 되고 새벽에 일어나 하루의 일과를 생각하는 문화가 우리 선현 들의 관습적인 행동이었다.국가의 표상이 되는 궁중의 하루는 동궁이 부왕을 배알하면서부터 시작
樂道吟(락도음) 식암 이자현 살고 있는 내 집은 푸른 산 산 봉우리 보배로운 거문고는 이전부터 있었는데 거문고 탈 수 있지만 아는 사람 드무네. 家住碧山岑 從來有寶琴 가주벽산잠 종래유보금 不妨彈一曲 祗是少知音 불방탄일곡 지시소지음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말이 있다. 종자기는 하찮은 나무꾼이었지만, 백아의 음악을 잘 이해하며 그가 연주하는 음악의 숨은 뜻까지 알아들었다. 백아가 ‘임우지곡’을 연주하자 종자기는 “장맛비가 구슬프구나”라고 했고, 백아가 ‘붕산지곡’을 연주하자 종자기는 {산이 무너지는 듯하구나}라고 했다. 이렇게 절친하게
箜篌引(공후인) 白首狂夫의 처→ 여옥 건너지 마시기를 끝내 강을 건너시어 건너다 물에 빠져 그만 돌아 가셨으니 임이여 원통하여라 어찌하리 이 일을. 公無渡河 公竟渡河 공무도하 공경도하 公墮而死 當奈公何 타하이사 장내공하 고대가요인 황조가․구지가 등 이 삼국유사에 전해지는데 반해, 공후인은 중국의 최표가 지은 고금 주(古今注)에 처음 전한다.더러 중 국인의 작품으로 보기도 하지만 낙 랑군의 조선현이 있었던 대동강 나 루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우리 작품으로 본다.우리 문헌에는 17 세기 차
絶句(절구) 성재 최충 달빛은 가득하여 연기 없는 촛불이요 자리 드는 산 빛은 초대 않은 손님인데 사람에 전할 수 없는 곡 소나무가 연주하오.滿庭月色無烟燭 入座山光不速賓만정월색무연촉 입좌산광불속빈 更有松絃彈譜外 只堪珍重未傳人 갱유송현탄보외 지감진중미전인 어떤 이는 훗날 이 절구시를 [만 정월색(滿庭月色)]이라 바꾸어 보 기도 했다. 집안 뜰 안에 고요하게 비치는 달빛을 보면서 읊었기 때문 이리라. 고려시대 사설학교를 설립 하여 학생들이 구름과 같이 몰려들 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한다. 해 동은 ‘발해의 동쪽’이란 뜻으로 곧 우리나라
寒松亭(한송정) 장연우 한 송정 깊은 밤에 달빛이 밝게 비춰 경포대 가을 물결 잔잔하게 아름다워 정다운 갈매기 한 마리 슬피 울어 외롭네. 月白寒松夜 波安鏡浦秋 월백한송야 파안경포추 哀鳴來又去 有信一沙鷗 애명내우거 유신일사구 강원도 강릉의 한송정은 시인가객들이 머물러 가면서 시를 음영하면서도 글의 소재를 한껏 담아 갔던 곳이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겐 새로운 그림 소재를 제공했다. 아래에 인용한 시는 고려시대의 기생 홍랑이 지은 시조인데, [한송정(寒松亭)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물결 잔 제 / 유신한 백구는 오락가락 하건마는 /
광양시 진상면 어치계곡에 위치하고 있는 신이 숨겨놓은 마지막 비경은 ‘오로대(午露坮)다. 어치계곡을 따라 흐르는 수어천을 거슬러 올라가 최상류인 내회마을(안왼데미)에서 조금 올라가면 넓은 암반이 비스듬히 깔려있다. 이것이 오로대다. 암반사이에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뒤덮인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여름 한낮에도 서늘하여 찾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주변의 빼어난 경관 때문에 옛 선인들이 단오와 한로에는 이곳을 찾아와 시를 읊고 노래하였다. 황병중은 이곳을 한낮에도 이슬이 내린다 하여 오로대라고 이름 짓고 이곳 암반의 중앙좌측에
偶吟(우음) 문정 최승로 밭이라도 있으면 씨앗을 뿌리겠고 술 없으면 병을 끌어 따줄 수 있는데 산새는 무슨 연유로 지저귀는 것일까. 有田誰布穀 無酒可提壺 유전수포곡 무주가제호 山鳥何心緖 逢春謾自呼 산조하심서 봉춘만자호 선현이 지은 시문을 보면 대체적으로 자연과 인간을 일직선상에 놓는 경우를 많이 만난다. 자연이 인간이요, 인간이 곧 자연이라는 이치였음을 보게 된다. 사람이 밭에 씨를 뿌리거나, 술과 시를 즐기는 것도 새들에게는 같은 선상에 놓았던 것 같다. 모두가 자기 만족을 위해 하는 행동으로 본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
요즘 우리 지역의 이슈는 단연 '포 스코의 소통'이다. 포스코는 지난 1월 28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고 포스코 그룹 전체의 전반적인 경영전략과 신규 투자 등을 주도하는 지주사인 ㈜포 스코홀딩스의 본사를 서울로 결정 했다. 그러나 포항시의 강력한 요 구로 2월 25일 포스코가 돌연 기존 의 결정을 뒤집고 ㈜포스코홀딩스 와 미래기술연구원의 본사 소재지 를 모두 포항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우리는 어떠한 협의나 의견제시 기 회도 부여받지 못한 채 철저히 소외 되고 무시되었다. 이에 우리는
카돌릭대학교 노관범 교수는 지난 2011년 9월 11일 ‘고전의 향기 - 광 양선비 황병중’이라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황병중 선생은 백운산 의병장 황병 학 선생의 친형으로 광양의 의병활동 과 관련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광 양만신문은 광양의 선비 황병중 선생 에 대한 노관범 교수의 글을 연재한 다. (편집자 주) 고암 황병중은 전라도 광양 선비이 다. 신미양요가 일어난 해에 태어나 20대에는 동학농민운동의 격류에 휩 쓸렸고, 30대에는 을사늑약의 충격 과 의병운동의 불길 속에 있었으며, 40대에는 식민치하에서 통곡과 독서 로
이리저리 갈림길 동서로 떠도는 신세途中作(도중작) 고운 최치원이리 저리 갈림 길 떠도는 신세여라 채찍에 파리한 말 고생이 몇 해인가 가는 것 좋은 줄 알아 가난하기 때문에.東飄西轉路岐塵 督策羸駸幾苦辛 동표서전로기진 독책리침기고신 不是不知歸去好 只烟歸去又家貧 불시불지귀거호 지연귀거우가빈방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갈림 길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딱 한 처지가 되는 수가 많다. 흔히 갈 팡질팡한다고 말한다. 특별하게 일 이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는 수도 더러 있다. 곧 방랑자의 신세가 되 는 경우다. 떠돌이 경험이 교훈이
冬至讚詩(동지찬시) 叙光 張喜久 동지가 박두하니 양기가 생겨나고 문 앞에 팥죽 뿌려 마귀를 쫓아내며 기둥 벽 부적을 붙여 악귀 쫓아 막아내. 節序循環若矢行 迫頭冬至自陽生 절서순환약시행 박두동지자양생 門前灑粥驅魔力 柱壁添符逐鬼誠 문전쇄죽구마력 주벽첨부축귀성‘동지절서 화살같이 양기 가득 생겼구나, 팥죽 끓여 마귀 쫓고 부적 붙여 악귀 쫓네’ ‘동지’는 ‘대설’과 ‘소한’ 사이에 들며 양력 12월 22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동지는 비로소 겨울에 도달하였음을 나타나는 뜻의 절기다. 이 때가 되면
삼정마을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편하게 쉬었다 머무는 ‘정자(亭子)’와 관련이 있는 마을이다. 이름에서부터 그 연유를 쉽게 알 수가 있는데, 삼정마을의 ‘정’이 정자(亭子)를 뜻하는 한자 ‘정(亭)’을 사용하고 있고, ‘삼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전에도 정자촌(亭子村)으로 불리었기 때문이다.■사장(射場)배미삼정마을은 진상면과 진월면 경계에 있는 마을이다. 현재는 진상면 청암리에 속하여 삼정(三亭)이라 하는데 본래는 광양현 동면(東面) 진하리(津下里)지역으로 추정된다.1700년대 초기 이후에는 진월면에 속했으며, 1789년경 호구총수에
大雪禮讚(대설예찬) 叙光 張喜久 눈이 갠 산꼭대기 소나무 흰옷 입고 강 위에 오리들은 추위를 잊었을까 석양에 나는 참새 떼 대밭 즐겨 만나고. 焉間節序到深冬 霽雪山頭白服松 언간절서도심동 제설산두백복송 江上鳧群寒勝樂 夕陽雀鳥竹田逢 강상부군한승락 석양작조죽전봉 ‘대설’은 ‘소설’와 ‘동지’ 사이에 들며 양력 12월 7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225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대설은 소설에 비해 눈이 비교적 많이 내린다는 뜻으로 쓰인 절기다. 대설 때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대설이라 했지만 이것은 원래 재래 역법의 발상지를
포스코그룹이 창립 54년만에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출범시키며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포스코홀딩스의 본사를 서울 포스코센터로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스코 본사가 위치한 포항시를 비롯한 경북지역 전체가 이에 반발하며 본사의 포항유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에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도 포스코홀딩스의 본사를 서울에 두는 것에 반대하고 나서자 결국 포스코는 지난 달 25일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포항에 두기로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그룹의 미래성장을 견인할 핵심조직인 미래기술연구원 본원도 포항에 두기로 했다.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설립
하포마을은 광양컨테이너부두와 여수광양항만공사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로 원래 광양 8포 중 하나였던 하포항이 있었던 곳이다. 다른 포구보다 지리적으로 여건이 좋아 전남 동부6군의 해상교통 중심지로 통했으며, 세종실록지리지(1514년)에 나타난 골약소(骨若所) 관할지역으로 행정적으로도 역사가 있다.■아래 쪽에 위치한 포구하포마을은 고려말에는 ‘아랫개’로 불리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진지끝’으로 불리었다고 전한다. 따라서 이 마을은 고려(917~1392) 또는 그 이전부터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1